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증권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LG디스플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왜 악재인가
김건우 기자
2022.10.17 08:00:26
보유주식 가치희석 vs 신주 할인찬스…기업 가치 제고가 우선되어야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07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최근 자본시장의 급격한 트렌드 변화가 격세지감을 불러일으킨다.


불과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기업들은 회사채, 차입금, 제3자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4분기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조달 수단이 무력화된 양상이다.


암울한 증시 전망에 지분증권(Equity) 발행을 통한 외부 투자유치가 씨가 말랐고, 누적적인 금리인상은 차입금과 채무증권(Debt)의 금융비용을 끌어올렸다.


결국 자금난으로 한계에 몰린 일부 기업들이 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시도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신주를 발행해도 구매할 투자자가 없고, 채권을 찍어내자니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다.

관련기사 more
3%룰, 차명주식부터 제거해야 주가 바닥은 알 수 없다

문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내포한 '양날의 검'과 같은 특성이다. 명분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존중함과 동시에 실리적으로 금융비용의 발생과 지분구조 변동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주주들의 유증 참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경우의 얘기다.


다만 현실에서는 이같은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이 직면하는 일종의 '할인의 딜레마'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주들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기준주가 대비 높은 할인율(최대 30%)을 발행가로 책정하게 된다. 반면 주주 입장에서는 두 가지 관점이 충돌하게 된다. 기존 보유 주식의 '가치희석'과 신주에 대한 '할인구매' 사이의 비교평가다.


시장에 동일한 물건이 더 싼 값에 풀리면 앞서 비싸게 샀던 물건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주주들은 싼 값에 풀리는 물건의 '우선구매권'을 가지게 되지만 이를 바탕으로 앞서 구매한 물건의 가치희석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이를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준은 '기업가치'에 해당한다. 특히 모든 방식의 증자에 대해 호재ㆍ악재를 판별하는 핵심 기준인 '조달자금을 활용한 기업가치 증대' 여부가 중요해진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기업가치 증대에 활용돼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가 시장에 팽배하다면 주주들은 기꺼이 '할인찬스'를 만끽할 것이다. 반면 자금의 활용이 단순 채무상환이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면 주주들은 기존 보유주식의 가치희석을 더욱 크게 체감하게 된다.


최근 주주배정을 결정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안타깝게도 후자에 해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순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대부분인 데다, 대놓고 전환사채의 채무상환을 위해 증자를 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주주들에게 빚을 대신 갚아달라는 꼴이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빚 대신 갚아줘'를 외친 기업은 연속해서 하한가를 맞으며 증자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주주들의 이탈로 주가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향후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할인신주가 상장되기 전 이탈하는 것이 그나마 보유자산의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최근 주주배정 유상증자 트렌드가 보여주는 가장 큰 함의는 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가 무너졌다는 점일 것이다. 기업가치 자체에 대한 비관일 수도 있고, 거시적으로 암울한 증시전망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면, 최소한 주주와의 신뢰마저 저버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 주주배정 증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당위를 성실히 설명하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


빚을 대신 갚아달라는 등 명분없는 증자에 설득의 노력까지 없다면, 향후 주주들은 무엇을 보고 그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공모로 가고, 일반청약마저 미달되면 증권사의 잔액 인수로 당장의 자금난 해소에 급급하다면, 그 기업에 어떤 미래가 남아있을까. 물론 힘겨운 기업 재무상황에 막다른 선택이란 사실을 이해하지만 기업 펀더멘털과 미래 모습에 대한 전망 등 투자자 유인을 위한 긍정의 인센티브가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LG전자4
# 추천 키워드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D+ B2C 서비스 구독
Infographic News
회사채 발행금액 Top10 그룹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