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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와 바이오텍의 뻥튀기
강동원 기자
2022.09.02 08:00:24
일부 바이오 기업, 추정치 부풀려 상장…업종 투자 침체 불러와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이탈리아 팔라티노(Palatino)에서 건국한 고대 로마는 에르투리아, 마그나 그라이키아 등 주변국을 정복·흡수하며 세를 키웠다. 수십 년에 걸친 내부정비를 마친 고대 로마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마침내 대제국을 이룬다. 유럽 전역에 퍼진 로마의 건축방식·법규 등은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대제국의 결말은 허무했다. 통치자들은 영토가 넓어진 만큼, 막대한 재원이 필요했다. 이에 은화 데나리온의 은 함량을 줄이는 대신 더 많은 화폐를 발행했다. 가치를 부풀리자 로마 전체의 생산성이 감소했으며 실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 곧 군인들의 파업이 이어졌고 로마는 게르만족 이동과 함께 멸망한다.


고대 로마의 흥망성쇠는 현재 성장기에 접어든 국내 바이오 기업에도 교훈을 주고 있다. 이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연일 연구개발(R&D)에 힘쓴다. 하지만, 비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대부분 적자 상태로 투자 자금이 부족하다. 외부 투자 유치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많은 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를 택한다.


문제는 아직 성과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투심을 끌어낼 아이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일부 기업은 현재 능력과 비교해 다소 과도한 사업·실적 목표치를 제시하는 '부풀리기'에 손대고 만다. 목표 달성쯤이야 '추정 당기순이익'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를 씌우면 그만이다. 고대 로마 통치자들처럼 지금 당장 손에 돈을 쥐는 게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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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머사이언스와 뷰노도 마찬가지다. 2020~2021년 상장한 두 기업은 IPO에서 올해 목표 매출 356억원, 203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상반기 두 기업의 매출은 각각 1억4000만원, 11억원으로 각각 목표치의 0.3%, 4%에 불과하다. 기업가치도 반 토막 난 지 오래다. 주주들의 불만이 쌓이지만, 이들은 "사업은 원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변명하기 바빴다.


부풀리기는 결국 독이 됐다. 최근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지만, 그중에서도 바이오업종에 대한 평가는 유난히 박하다. 공모 흥행에 성공한 기업이 없는 것은 물론,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예심) 문턱을 넘지 못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퓨처메디신은 코넥스로 눈을 돌렸으며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예심을 자진 철회했다.


후속 주자들도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기술특례상장으로 IPO 방식을 변경했다. 유니콘 특례를 준비 중이었으나 최소 자격 요건인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5000억원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바이오도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에 공모일정을 미뤘다.


불현듯 한 바이오 기업 임원과의 식사자리에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그는 "기술력이 충분하다면 상장 전 충분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조급하게 사업을 확장하려고 몸값을 부풀려 상장한 바이오 기업 때문에 후속 기업들만 피해입는다"고 말했다. 통치자들의 욕심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화폐 가치를 바라보는 고대 로마 시민들도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IPO에 도전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속, 자금고갈 등 사유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탕' 수단으로 삼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가치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알짜 기술이라면 2~3년이 늦어도 빛을 발하게 돼 있다. 비상장 때와 달리 수많은 주주가 지켜보는 것도 명심하길 바란다. IPO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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