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에이블씨엔씨의 글로벌 사업 축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중국이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중국에서 K-뷰티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본이 최대 매출지로 급부상했다. 에이블씨엔씨의 해외법인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등 단 세 곳 뿐이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지에 맞는 상품 라인 확장 등 발빠른 대응으로 해외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일본법인 매출은 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해외 매출 687억원 가운데 56.2%를 차지한다. 최근 5년간 일본 법인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273억원, 2017년 282억원, 2018년 284억원, 2019년 384억원으로 소폭이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현지 매출이 성장한 배경은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빠르게 선보이는 등 현지 최적화 전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17년부터 일본 내 단독 매장을 정리하고 드러그스토어와 헬스앤드뷰티(H&B) 등과 같은 전문 유통 채널에 납품하는 비중을 높였다. 그 결과 대표 제품인 'M 매직쿠션'을 비롯해 틴트, 컨실러 라인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지난해에는 월트 디즈니와 제휴해 프린세스 시리즈를 일본에 선보였다. 쿠션 파운데이션과 립틴트 등 인기 제품에 디즈니 공주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더한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다현과 사나를 모델로 앞세워 현지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일본 매출은 상승한 반면, 중국 법인 매출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쪼그라 들었다. 그간 중국이 해외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일본에 이 자리를 내준 것도 지난해다. 에이블씨엔씨의 중국 법인 매출은 2016년 516억원이었으나 2017년 42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8년 443억원의 실적을 내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2019년 431억원, 지난해 211억원 등 최근 5년래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시장 매출 하락은 K뷰티가 최근 들어 고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중국 시장은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대중적인 명품을 뜻하는 매스티지 시장은 인기가 식었고, K-뷰티 역시 프리미엄 라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매스티지 제품들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경쟁력도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이슈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부진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해외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 그리고 미국에 법인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미국법인은 지난해 4월 설립, 첫 해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서 에이블씨엔씨는 2004년 미국에 진출해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다 2013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현지 법인을 청산했다. 이번이 두번째 미국 시장 진출이다.
그 외 베트남 등 신흥국가로도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우선은 현지법인 설립보단 현지 채널 확장 전략을 펼친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동남아 최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인 쇼피에도 입점했다. 쇼피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 7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일본 법인은 현지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 및 디즈니 콜라보 등 발빠른 대응으로 매출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주요 국가의 히트상품 육성으로 해외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