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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조기 증여
딜사이트 이상균 IB부장
2020.09.14 08:42:18
자녀보다 낮은 지분 유지···경영일선 한발 물러나 중장기비전·신성장동력 고민 '의지'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0일 11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상균 IB부장]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덩치를 불린 기업집단 중 하나는 호반건설그룹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그룹은 자산규모 9조1460억원으로 44위를 기록했다.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넷마블(8조3150억원, 47위)이나 아모레퍼시픽(8조2890억원, 48위)조차 호반건설그룹보다 순위가 낮다.

역설적이게도 10년 전부터 건설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호반건설그룹은 이를 비웃듯 성장세를 거듭했다. 정확히 말하면 건설업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업을 병행한 덕분이다.


업황에 따라 확장할 때를 정확히 포착한 것이 성공의 주요인이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움츠렸을 때 호반건설그룹은 공격적으로 택지를 매입했고 이것이 분양성공으로 이어졌다.


기업집단의 총수, 즉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김 회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그가 여느 건설사 회장과는 결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내향적이고 꼼꼼한 성격에 독서와 사색을 좋아하며 겸손한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한창 때에는 전국의 모든 건설현장 공정률을 매일 아침마다 일일이 체크할 정도였다고 한다. 총수의 이 같은 철저함 덕분에 호반건설그룹은 중견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재무구조와 리스크 관리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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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독특함은 호반건설그룹의 지배구조에서도 드러난다. 김 회장은 공정위가 지정하는 동일인(총수)이지만 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반건설 지분율은 고작 10.5%뿐이다. 호반건설을 제외하면 김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호반스카이밸리(5.5%)에 그친다. 


반면 자녀들은 이미 최대주주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은 호반건설 지분을 54.7%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차남인 김민성 상무는 호반산업 지분 42%, 호반프러퍼티 지분 20.6%, 장녀인 김윤혜 실장은 호반프라퍼티 지분 31%를 쥐고 있다. 


이는 다수의 기업집단과 비교해도 특이한 현상이다. 대부분의 오너들은 자신의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겨주는 것을 최대한 미룬다. 오너 경영체제에서 2인자 만들기를 꺼리는 것처럼, 자녀라는 존재조차 경영권 행사의 걸림돌로 인식하던 시기도 있었다. 


최근 들어 세금 탓에 지분 증여 시기가 다소 빨라지긴 했지만 호반건설그룹처럼 아버지보다 아들의 지분이 이처럼 많은 경우는 드물다. 김상열 회장은 1961년생으로 아직 경영은퇴를 고려할만한 연령도 아니다. 오히려 20~30대에 불과한 자녀들 입장에서는 경영수업이 더 필요한 시기다. 심지어 김 회장의 호반건설 지분율은 자녀들 뿐 아니라 부인 우현희씨(10.84%)보다도 적다. 


예전의 서슬 퍼런 그룹 총수들이 경영권을 장악하던 시절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김 회장의 성품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영일선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보이지만 그룹의 중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고민하는 역할을 직접 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성공 사례가 있었다. 조선의 3대 임금 태종은 1418년 세종에게 양위한 뒤 상왕이 됐다. 이후에도 군권을 쥐고 있으면서 이종무의 대마도 정벌을 추진했고 외척을 숙청해 세종의 왕권 장악을 뒷받침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세종이 불세출의 성군으로 기억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아버지 태종이 여러 걸림돌과 장애물을 미리 제거해줬기 때문이다. 세종 또한 마찬가지다. 한글을 창제할 당시 국사의 상당부분을 아들 문종에게 맡긴 덕분에 마음 놓고 새로운 문자 창조에 매달릴 수 있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기업 오너도 새로운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김상열 회장이 창업자의 또 다른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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