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성과급 갈등 속에 보상체계 기준을 손질하기로 했다. 책임급 이상 직원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바꾸고 특별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글로벌 전력기기 산업이 초호황에 진입하면서 4년 만에 100배로 불어났다. 증가한 이익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부터 책임급 이상 직원들의 경우 성과급 산정 방식을 기본급이 아닌 '실질연봉' 기반으로 바꿔 상향된 지급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특별한 경영성과가 있는 경우 특별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이 보상체계를 손질한 것은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 일부 직원 사이에 보수 역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 기준 차이로 일부 직군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일부 선임급(사원·대리) 직원이 책임급(과장·차장·부장) 직원보다 더 많은 연간 보수를 받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직에 속한 장기 근속 선임급 직원들이 높은 성과급을 받으면서 책임급 연봉을 웃도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선임급 직원은 기본급의 1195%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책임급 직원은 일종의 성과급 상한선인 '샐러리캡'이 적용돼 1000% 수준에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책임급의 경우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일정 수준의 보수가 보장되는 구조인 만큼 성과급 상한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급격한 실적 개선이 성과 보상 체계와 충돌하면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95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4.4%에 달했다.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2021년 영업이익이 97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이익 규모가 10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임직원 평균 보수도 8100만원에서 1억300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내 노후 송전망 교체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증가의 수혜를 받고 있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3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11조6170억원까지 불어났다. 재계에서는 급격한 실적 개선 과정에서 성과급 갈등이 나타난 사례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 삼성전자에서도 사업부문 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진 것과 유사하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 논란에 관해 "HD현대일렉트릭이 급작스럽게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일종의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며 "특별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직급 간 역전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성과급 지급 기준 차이로 일부 직군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며 "보상체계 개편으로 역할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을 통해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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