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를 한 계열로 묶는 구조적 명분은 뚜렷하지만, 정작 사업적 시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이번 거래의 본질이 게임 사업 확장보다 라인야후의 그룹 내 게임사업 재편에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와 카카오게임즈 간 약 3000억원 규모의 지분거래가 이달 중 마무리된다. 시장에선 이번 거래가 카카오게임즈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라인야후의 게임 콘텐츠 확장, 카카오의 구조 재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거래 이후 라인야후 산하 게임사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가 같은 계열사로 묶인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라인야후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호재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라인야후가 대주주가 되는 데 따른 효과다. 정작 양사의 사업 시너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해외 진출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는 카카오게임즈의 풍부한 퍼블리싱 경험과 보유 IP, 라인야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오딘'이라는 확실한 IP가 있고, 라인야후의 메신저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 영향력이 높다.
다만 양사 모두 흥행작 부재와 신작 파이프라인 불확실성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이들 모두 그동안 퍼블리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장기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게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카카오게임즈는 MMORPG의 의존도가 높다. 라인게임즈는 뚜렷한 장기 흥행작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사의 결합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특별한 이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선 중장기적 관점에서 양사의 합병 시나리오가 지속 거론된다. 당초엔 상장사인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라인게임즈를 우회상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자체 IPO가 막힌 상황에서 상장사를 활용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경로를 열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장기적으로는 합병을 통해 중복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 달성, 시장 지배력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이는 양사가 흥행작을 통해 실적을 정상화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가능하다. 카카오게임즈는 2024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분기 적자 늪에 빠져있다. 라인게임즈 또한 2017년 출범 이후 적자에 기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통상 같은 모회사 산하 상장사·비상장사 구조에서 합병은 가장 단순한 정리 방식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양사의 최대주주가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카카오게임즈의 새 최대주주는 라인야후 산하 투자목적법인(SPC)인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다. 라인게임즈의 최대주주는 라인야후 산하 지주회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이다. 투자 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SPC와 사업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사는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셈법이 다를 수 있다. 같은 그룹 안에서도 합병을 위해선 두 주체 간 별도 조율이 필요한 셈이다.
최근 라인게임즈의 인사 흐름과 관련, 합병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라인게임즈는 재무·전략통인 배영진 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공동대표로, 유태웅 넵튠 전 대표를 경영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배 공동대표는 투자 및 재무 전략에 특화된 전문가며, 유 본부장은 사업과 경영 전반을 총괄해 넵튠의 성장과 코스닥 상장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정상화함과 동시에 사업 경쟁력을 정비함으로써 합병 추진 시 유리한 합병비율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신작이 성공해 자본잠식이 완화될 경우 합병 시 유리한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고, 실패하면 카카오게임즈 합병이 유일한 출구가 된다. 다만 양사 모두 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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