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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500억 우주용 메탄엔진 개발…후속 절차 불확실
조은비 기자
2026.04.15 12:00:17
490억 전액 정부 출연금…2030년 완료 후 별도 사업 선정 절차 거쳐야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5일 08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 엔진' 개발 (사진=대한항공)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현대로템이 국내 최초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개발에 나섰지만, 개발된 기술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되고 양산 사업으로 이어지는 경로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한국판 스페이스X의 시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기술 개발과 사업화 사이의 간극이 큰 상황이다.


사실상 해외와 기술 격차가 커 과제가 완료된 이후에도 양산이나 상용화까지 가기엔 쉽지 않고 기술 역시 별도로 국가와 계약을 해야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수백억원을 들여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은 케로신 기반 엔진과 달리 연소 후 잔여물이 적어 재사용에 최적화된 기술로 꼽힌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글로벌 민간 우주기업들이 이미 메탄엔진을 상업 발사에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차세대 발사체 엔진으로 메탄엔진을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는 2025년부터 2030년 10월까지 총 490억원 규모의 '지상기반 재사용 우주발사체 메탄엔진 핵심기술 개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총사업비 490억원은 100% 정부 출연금이며 민간 부담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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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구조를 뜯어보면 현대로템과 대한항공이 각각 별도의 구성품을 나눠 수주한 형태다. 현대로템은 약 265억원을 배분받아 연소기 개발을 맡고, 대한항공은 약 225억원을 배분받아 터보펌프를 개발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의 컨소시엄과 관련해 "대한항공과 협업 구조라기보다 각자 맡은 구성품을 따로 수주해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하나의 엔진을 함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엔진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을 각자 독립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이 개발하는 터보펌프는 액체 메탄과 산화제를 고압·고속으로 이송하는 장치로 엔진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영하 180도 극저온 추진제와 수백 도의 고온 가스를 동시에 견디며 분당 수만 번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대한항공은 "터보펌프 개발 기술은 단순한 부품 하나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미래 우주 수송을 위한 핵심 전략 자산"이라며 "2012년 나로호 조립과 발사운용 참여 등을 통해 발사체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제가 완료된 이후의 경로다. 방위사업청은 "정부 예산이 100% 투입된 과제의 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되며, 민간기업은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통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발에 참여했다고 해서 기술을 자동으로 보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현대로템이 수백억원을 들여 연소기를 개발하더라도, 그 기술을 실제 사업에 활용하려면 국가와 별도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야 한다.


양산으로 이어지는 경로도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과제는 육군이 소요 제기한 지상기반 재사용 우주발사체의 선행 핵심기술로 개발돼 추후 육군의 우주발사체에 적용될 예정이다. 방사청은 "추후 사업의 업체 선정 방식은 현재 미정"이라고 밝혔다.


2030년 과제가 완료되더라도 현대로템이 자동으로 양산 사업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별도의 사업 선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나려면 양산 사업이 들어가야 하고 양산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항공우주 사업에서 쌓아온 기술 역량이 이번 과제의 토대가 되고, 장기적으로는 뉴스페이스 시장에서 실질적인 사업자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로템은 1994년 400파운드급 액체연료 엔진 개발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항공우주 엔진 사업을 이어왔다. 2013년 메탄연소기 연소성능시험, 2016년 이중모드 램제트 개발 및 연소시험 성공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이번 과제에서도 연소기 개발을 주도할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넘어가면서 시장이 열렸고 회사도 전사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번 과제를 국내 기업 협력을 통한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본 과제에서 개발될 35t급 메탄엔진과 자체 개발 중인 3t급 메탄엔진을 활용한 소형 지상·공중발사체 개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보펌프 기술을 확보한 뒤 독자 발사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과제가 두 회사 모두에게 각자의 미래 사업을 위한 기술 확보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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