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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100조 조달 하이닉스…ADR도 중복상장 지적
장소영, 배지원 기자
2026.04.15 07:15:13
소액주주 ADR 대안 자사주 활용 요구…여론 나뉘지만 상법 개정안·공정거래법 변수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4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온라인 주주총회 갈무리)

[딜사이트 장소영, 배지원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주관사단을 꾸린 가운데 계열사 상장과 마찬가지로 주주가치가 희석된다는 지적에 결국 중복상장과 같은 폐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소액주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신주 발행 방식으로 미국 증시에 ADR을 상장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신주 발행 규모는 전체 주식의 2.4% 수준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자산 확보를 통해 반도체 생산력 확충을 하겠다는 명분으로 ADR 상장을 밀어붙이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5일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ADR 상장으로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문제는 하이닉스가 자사주를 활용하지 않고 신주를 발행해 ADR 자금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신주 발행 시 발행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주주의 주당순이익(EPS) 희석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시장에 상장되는 주식수만큼 SK하이닉스 국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지난달 25일 논평을 내고 "잉여현금흐름이 넘치는데 기존 주주 입장에서 지분이 희석되는 신주 발행 방식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2조4059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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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하이닉스 주총에서도 '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이 부실하다'는 주주들의 지적이 나왔다. 한 주주는 "신주 발행이 아닌, 자사주를 사서 ADR을 상장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DR은 별도 법인의 신규 상장이 아닌 동일 주식의 해외 거래 수단이다. 하지만 신주 발행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는 사실상 중복상장과 유사한 효과를 낳는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주 입장에서는 의결권과 배당권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주식이 해외에서 추가 발행되는 셈이어서, 과거 카카오·LG화학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 분리 상장 당시 불거졌던 '모회사 주주 소외' 논란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하이닉스는 기보유 자사주를 활용한 ADR 발행을 추진해 왔다. 변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지난 2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기주식 소각의 원칙적 의무화'는 자사주 취득 시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도 1년 6개월 안에 정리하는 내용이다. 법안에 따라 하이닉스는 지난 2월 자사주 약 12조2400억원(2.1%)을 소각한 후 ADR은 신주 발행 방식으로 선회한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의 지주사 요건 또한 SK하이닉스의 기보유 자사주 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SK스퀘어는 지분율 20.5%로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다. 자사주를 활용하면 지분율 20% 아래로 떨어져 지주사 요건을 채우지 못할 위험이 있다. 


하이닉스는 ADR 상장으로 자금 조달을 먼저 하고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는 방안을 고려할 대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주 발행으로 늘어나는 유통 주식 총량을 신주 발행 전 수준으로 맞추는 방법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라 빠르게 설비투자를 확충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ADR 발행은 여론 추이가 크게 나쁘지 않다면 현행 속도 그대로 추진할 계획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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