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유료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향후 AI 수익화 전략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기존에는 AI 기능을 단말 판매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활용했지만 최근 안내 문구 등을 통해 일부 기능의 유료 전환 가능성을 명시하면서 서비스 기반 수익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회사가 기본 AI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만큼 실제 유료화가 이뤄지더라도 프리미엄 기능 중심의 제한적 도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AI 유료화에 따른 소비자 반발 여부도 향후 정책 추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 AI 유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 이후 개편된 갤럭시 AI 소개 사이트 각주에는 '삼성 갤럭시 기기의 갤럭시 AI 기본 기능들은 무료로 제공되나, 향후 출시되는 향상된 기능이나 새로운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될 수 있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파트너사의 AI 기능에 대해서는 '제3자가 제공하는 AI 기능에는 다른 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예전에 출시된 갤럭시 S24·25 당시의 AI 설명과 다소 달라졌다. 당시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기능은 지원되는 삼성 갤럭시 기기에서 2025년까지 무료로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갤럭시 AI 유료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자 삼성전자는 당분간은 무료를 유지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해 7월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기자회견 당시 "갤럭시 AI 기능 중 기본 사용 관련 기능은 앞으로도 당분간 무료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파트너사의 프리미엄 기능에 대해서는 "단독 결정이 어려우며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노 사장의 발언으로 AI 유료화 논쟁은 잠시 멈췄던 상태다. 그러나 다시 갤럭시 AI 유료화가 명시된 만큼 향후 공개될 AI 서비스 중 일부는 유료화되거나 챗GPT처럼 요금제 등에 따라 기능이 차등화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각주에서 무료로 제공된다는 갤럭시 AI 기본 기능의 범위는 삼성 서비스 이용 약관에 자세히 명시돼 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따르면 갤럭시 AI 기본 기능은 삼성 서비스 이용 약관 내 '어드벤스드 인텔리전스(Advanced Intelligence)' 항목에 나열된 서비스라고 명시됐다.
2월 24일 개정 기준으로 삼성 서비스 이용 약관을 살펴보면 Advanced Intelligence에는 ▲통화 어시스트 ▲글쓰기 어시스트 ▲포토 어시스트 ▲통역 ▲노트 어시스트 ▲텍스트 변환 어시스트 ▲브라우징 어시스트 ▲날씨 배경화면 ▲크레이이티브 스튜디오, 삼성 노트, 엣지 패널, 삼성 키보드, 삼성 브라우저, 나우 브리프(Now Brief), 캘린더, 삼성월렛, 배경화면 및 스타일 ▲빅스비 ▲헬스 어시스트 ▲오디오 지우개 ▲삼성 톡백(TalkBack) ▲알림 하이라이트 ▲나우넛지가 포함됐다.
이 항목은 첫 AI폰을 표방하며 출시한 갤럭시 S24가 공개된 2024년 갤럭시 언팩 행사일(1월 17일) 직전인 1월 16일 변경된 약관부터 포함됐다. 그 이후부터 약관 개정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갤럭시 AI 기능을 계속 포함시키고 있다. 해당 문항에는 서비스 리스트가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해 지속해서 기능을 추가해온 것으로 보인다.
무료로 제공되는 AI 기능을 리스트 형태로 명시해 그 범위를 명확히 한정하고 그 외의 기능에 대해서는 유료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구조로 분석된다. 갤럭시 S26 기준으로 갤럭시 AI 기본 기능이 모두 명시된 만큼 당장 유료화가 될 만한 여지가 보이는 기능은 없지만 향후 약관 개정을 통해 변경될 소지가 있다.
이 항목에는 유료화를 염두에 둔 약관도 포함됐다. 해당 항목 아래 약관에는 갤럭시 AI 기능 사용이 금지될 수 있는 행위 중 하나로 '(유료서비스의 경우)요금 발생 회피 또는 서비스별 사용량 한도 또는 할당량을 우회하기 위한 행위'가 명시됐다.
업계에서는 노 사장이 이제까지 AI를 이제까지 제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했다면 갤럭시 AI를 시작으로 AI 그 자체로 수익을 거두는 모델을 구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모바일뿐 아니라 가전, TV까지 전방위적으로 AI를 탑재하는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노 사장은 앞서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신제품 4억대에 AI를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갤럭시 AI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AI 기능을 강조하는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AI 유료화는 소비자에 대한 부담을 추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의 가격을 갤럭시 S24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며 지난 2년 동안 AI폰 전파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갤럭시 S26에서는 칩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가격대를 인상하며 S시리즈 최초로 200만원대 제품이 등장했다. 게다가 갤럭시 S26 시리즈 국내 사전 판매 135만대 중 70%가 울트라 제품인 만큼 이용자 대부분은 갤럭시 S26을 구매하는 데 최소 179만원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최근 통화 스크리닝 기능의 갤럭시 S25 적용 여부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제품 간 '급 나누기'로 의견이 분분했던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불과 1년 전 출시 모델에도 차별 논란이 불거졌는데, 같은 제품을 구매했음에도 돈을 추가로 낸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만약 갤럭시 AI가 유료화되더라도 소비자들이 해당 기능에 대한 차별화를 느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경쟁사인 애플이 자체 AI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에 대한 유료 전환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비교된다. 다만 애플은 최근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서드파티 AI 챗봇을 시리 내에 통합하는 방안으로 AI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갤럭시 AI를 유료화한다면 기본 AI 서비스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유료화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미 챗GPT, 제미나이 구독을 하고 있는데 온디바이스 AI 기능에까지 돈을 추가로 지불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게다가 소비자들은 비싼 기기값에 통신료까지 내고 있는 만큼 금액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소비자 사용 패턴을 고려했을 때, 유료 프리미엄 온디바이스 AI 서비스에 특별한 효용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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