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설탕 담합 혐의로 4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재무 충격파 확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체별 평균 과징금은 1361억원으로 담합 혐의 관련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과징금 규모가 일부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면서 단기 실적은 물론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설탕 가격 조정 시기 및 금액 등을 담합한 혐의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에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CJ제일제당 1507억원, 삼양사 1303억원, 대한제당 1274억원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장 1년간 분할 납부가 가능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공정위의 통지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과징금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
재무적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양사다. 삼양사에는 1302억5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삼양사의 2025년 잠정 영업이익은 약 1117억원이다. 부과된 과징금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웃돈다.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되는 과징금 특성 탓에 삼양사의 2025년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양사는 과징금 부과 전인 4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당시 지난해 순이익은 1058억원으로 집계됐었다. 이후 12일 공정위에서 설탕 담합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자 삼양사는 정정보고를 통해 지난해에 217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봤다고 공시했다. 과징금 반영으로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양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667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자산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 과징금 납부로 소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삼양사가 설탕 외에 밀가루, 전분당 등 품목에 대한 담합 협의도 받는다는 점이다. 진행 중인 조사 결과에 따라 설탕 외 품목 관련 추가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있다. 추가 과징금 납부 시 보유 현금의 상당부분이 소진돼 단기 유동성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제당 역시 과징금 부담이 적지 않다. 대한제당의 경우 1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2배 이상을 과징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대한제당은 지난해에 5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영업이익 대비 2.3배에 달하는 1273억7300만원의 과징금이 책정됐다. 대한제당 역시 과징금을 영업외손실로 반영하면서 지난해에 602억원의 순손실을 인식했다. 대한제당이 순손실을 낸 것은 2000년대 들어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유동성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제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월 공주시 소재 골프장을 매각하며 10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한 덕분에 유동성 대응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과징금 규모가 가장 큰 CJ제일제당은 상대적으로 재무 부담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1506억8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보유 현금 유동성이 2조원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과징금 납부에 따른 유동성 우려는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다. CJ제일제당은 2025년 연결 기준 순손실 417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바이오 업황 부진과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이 겹친 상황에서 1500억원대 과징금은 순손실 폭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됐다. 특히 글로벌 식품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은 자금 운용의 경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로 제당 3사의 단기 수익성 악화 및 현금흐름 저하가 불가피하지만 업체별 영향은 차별화될 것"이라며 "리니언시 감면 등을 통한 최종 과징금 규모 및 납부 시기 조절에 따른 업체별 유동성 대응과 더불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추가 담합 과징금도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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