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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엔, 시니어 사업 '첫발'…대구 실버타운 시공
최지혜 기자
2025.12.31 07:00:16
시행사 용도변경에 자연스레 시공 떠맡아…공급과잉 우려 속 공사비 회수 '관건'
이 기사는 2025년 12월 30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 '봉덕동 노인복지주택' 위치도. (그래픽=이동훈 딜사이트 기자)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대구 남구에 들어서는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시공을 맡게 됐다. 최근 시니어 주거 시장 진입을 검토해온 현대엔지니어링의 노인복지주택 첫 시공 사례로 주목 되지만, 사실상 계획에 없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시행사가 용도변경을 결정하면서 당초 주상복합으로 계획됐던 사업이 노인복지주택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선 사업성이 낮아 본격화하지 않았던 시니어 주거사업의 시공사로 갑작스레 참여하게 된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대구광역시 남구 봉덕동 1006-1번지 일원에서 추진되는 '대구 봉덕동 노인복지주택 신축사업'의 시공사로 참여한다. 이 사업은 지하 2층~지상 37층, 2개 동 규모로 조성되며, 노인복지주택 681가구와 근린생활시설 약 1003평을 포함한 대형 복합형 시니어 레지던스로 계획됐다. 


이번 사업은 코리아시니어레지던스㈜가 시행하고, 한국자산신탁㈜이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의 수탁자로 참여한다. 차주는 총 8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자금 조달에 착수했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초 인출일 기준 18개월 이내 사용승인을 목표로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한다.


당초 해당 부지는 일반 주상복합 개발계획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분양시장 침체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시행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곳의 용도를 주상복합에서 노인복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인 대구의 지역적 특성과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 수요를 반영한 결과다. 현재 노인복지주택으로 용도변경 승인 전 단계에서 리파이낸싱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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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은 시니어 주거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상태다. 앞서 2023년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과 '시니어주택 운영사업 추진 협력 양해각서'를 맺은 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모회사인 현대건설 역시 신한라이프케어와 시니어 주거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수익 모델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주택 종류는 ▲노인복지주택 ▲케어안심주택 ▲고령자 복지주택 ▲공공임대주택 등이다. 이 가운데 노인복지주택은 서울·경기권의 고급 레지던스 형태에 집중돼 있으며 통상 호텔·리조트업계가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민간 건설사는 시니어 주거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현행법상 시니어 주택이 임대형만 운영 가능하고, 분양은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노인복지주택 임대 과정에서는 단순히 주거뿐 아니라 노인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이는 건설사가 시니어 주거사업 진입을 위해 전문기관과 협력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분양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점에서 대다수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낮게 평가해 사업에 적극 뛰어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급과잉 우려도 있다. 지방권의 노인인복지주택은 거의 활성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말 기준 전국 40곳의 노인복지주택 가운데 31곳(81.3%)이 서울·경기·광역·특별자치시에 집중돼 있다. 대구의 경우 조사 당시까지 노인복지주택이 한 곳도 없었다가 지난해 11월 첫 공급이 이뤄졌다.


이후 대구지역의 미분양 문제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시행사들이 노인복지주택으로 용도변경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중구 동인동에 1곳, 동구 신천동에 2곳의 노인복지주택으로 용도변경이 신청된 상태다. 이어 남구 봉덕동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노인복지주택이 네번째 용도변경 사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책임준공으로 시공에 참여하지만 노인복지주택이 입주자를 제때 찾지 못하고 공실 상태가 이어질 경우 공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대구 일대에서 노인복지주택이 동시 다발적으로 계획되고 있는 만큼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노인복지주택은 기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적정 공급가나 임대사업 전망을 점치기 어려운 분야지만 일제히 공급량이 증가할 경우 장기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고급 레지던스 성격을 띠는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호텔 장기투숙을 웃도는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 소득수준에 맞는 공급가를 형성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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