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SKC가 힘겨운 12월을 보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2년 만에 분기 매출 5000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하나 싶었는데 시장의 판단은 달랐다. 중장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적다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2000억원의 자회사 손해배상 이슈까지 터지며 현금 유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KC는 3분기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1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 5060억원으로 2년 만에 분기 매출 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우 북미 판매가 증가하면서 4개 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했고 3분기 북미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3% 급증했다. LFP용 ESS 판매 증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12월 잇따라 악재가 터졌다. 지분율 51%의 자회사 SK피아이씨글로벌에 2000억원의 손해배상을 물게 됐다. 2020년 쿠웨이트 피아이씨에 SK피아이씨글로벌 지분 49%를 매각하면서 주주 간 계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5년간 영업손익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SKC가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석유화학 기업인 SK피아이씨글로벌은 2022년, 2023년 각각 3300억원, 11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23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 2024년 각각 730억원, 5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420억원이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PO(Propylene Oxide)는 중국발 과잉공급 탓에 수요 위축과 마진 감소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SKC는 당장 2000억원의 배상금을 마련하는데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올해 안에 1000억원을 지급하고 내년에 1000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SK피아이씨글로벌의 재무건전성은 제고되지만 SKC 별도 재무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영업외비용으로 별도 손익에 반영돼서다. 9월 말 기준 SKC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850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지난 10월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사 SK엔펄스 합병을 결정하며 이를 통해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절차는 지난 24일 마무리됐고 SK엔펄스의 현금성자산 350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오는 30일 1차 지급하게 될 손해배상금 지급에 활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SK엔펄스가 사업부를 매각하며 확보한 유동성을 이번 손해배상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SKC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신용평가사는 이달 일제히 SKC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기업 어음은 A2+에서 A2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지금 실적이 좋지 않은데 중단기 실적 개선 가능성도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등 모멘텀으로는 유리기판 신사업이 꼽힌다. 내년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조지아 공장에서 첫 양산 샘플을 제작하고 고객사 인증 테스트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상업화를 목표로 잡은 유리기판 사업에서 얼마큼의 성과를 거두는지에 SKC의 중장기 성장 향방이 달려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SKC 관계자는 유리기판 사업에 관해 "고객사 테스트가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내년 매출 여부가 판가름이 날 것 같다"며 "우선 기존 사업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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