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대한광통신'이 잦은 외부 자금 조달로 경영 안정성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5년간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실질 사주인 설윤석 대표를 포함한 대주주 지배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설 대표가 경영권을 되찾은 지 8년 만에 대주주 지분율이 30%대에서 10%대 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통신 및 전력 케이블 제조업체 대한광통신은 40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수익성이 높은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 구조를 전환하기 위해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관세 대응과 광섬유·광케이블 생산 증량을 위한 운전자본 확보가 이번 유상증자의 주된 목적이다.
문제는 외부 자금 조달이 반복되면서 대주주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년 사이 대한광통신의 대주주 지분율은 25.96%에서 18.10%로 8%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대한광통신의 최대주주는 티에프오인더스트리이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설윤석 대한광통신 대표와 동생 설윤성 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설윤석 대표가 대한광통신 경영을 맡고 있고, 별도로 대한광통신 지분 6.66%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설 대표가 실질적인 사주로 평가된다. 설 대표는 국내 최초 종합 전선회사로 꼽히는 대한전선의 창업주 고(故) 설경동 회장의 3세다. 대한광통신은 과거 대한전선의 자회사였으나 경영난으로 사모펀드에 매각됐다가, 설 대표가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2017년 경영권을 다시 확보했다. 당시 설 대표 등 대주주 지분율은 총 32%에 달했다.
대한광통신은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해 최근 5년간 네 차례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섰다. ▲2021년 10월 125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2023년 11월 230억원 규모 CB 발행 ▲2025년 2월 220억원 규모 유상증자 ▲2025년 12월 405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등이다. 조달 규모는 총 980억원으로, 모두 운영자금 목적이다.
2021년 발행한 CB는 전환청구권 행사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지분 희석 영향이 크지 않았다. 반면 2023년 발행한 230억원 규모의 CB는 올해 전환청구권 행사가 모두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만 신주 2247만4494주가 새로 상장됐다. 여기에 올해 초 22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3500만주가 추가 발행되면서 지분 희석이 가팔라졌다. 이 영향으로 최근 1년 새 대주주 지분율은 8%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이번 유상증자까지 마무리될 경우 대주주 지배력은 추가로 약화될 전망이다. 설 대표 등 특수관계자들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약 50% 수준의 청약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50%만 참여하고 나머지 실권주를 우호 세력이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 지분율은 16.73%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주주 지배력이 약화되면 적대적 M&A(인수합병)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경영권 불확실성이 사업 추진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유증에서 구주 1주당 신주 배정비율은 주당 0.1780496456주다. 배정 주식 수와 신주예정가를 감안하면 대주주 측의 청약 납입금은 73억원 수준이다. 설 대표 등은 해당 청약금을 자기자금으로 납입할 계획이다.
대한광통신 관계자는 "지속된 외부 자금 조달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지배력 강화를 위한 별도의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거나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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