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 행사 첫날 산자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와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CES 기간에는 별도 만남이 이뤄지지 않으나, 이번에는 모바일 D램 수급 문제로 삼성전자 측에서 이례적으로 미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1월 6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은 노태문 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DX부문장으로 선임된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서는 자리다. 기념비적인 행사지만, 갤럭시 S26 시리즈의 LPDDR5X 수급 문제로 거래선과 급히 논의를 이어가야 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노태문 사장이 CES 개막일인 오는 1월 6일 산자이 CEO와 회동을 갖기로 했다"며 "보통 CES 기간에는 양사가 워낙 바쁘다보니 따로 만나지 않는데, 이번에는 갑작스럽게 논의가 필요해 마이크론 측과 스케줄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급한 부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자이 CEO가 시간을 내면서 해당 날짜로 미팅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노태문 사장이 이례적으로 산자이 CEO와 급히 회동을 추진한 배경에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모바일 D램 LPDDR5X의 수급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S26 시리즈가 당장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가운데, LPDDR5X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급사인 삼성전자 DS부문·마이크론과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가볍게 인사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D램 공급 물량에 관해 논의하는 중요한 미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협상은 현재 삼성전자 MX부문이 공급사들과 별도로 진행 중인 상태다. 노 사장은 실무진이 조율한 가격안을 바탕으로 제품 공급 규모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다른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에 가격 협상 테이블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내년 1분기 물량에 대한 가격만 우선 확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모바일 D램 주요 공급사들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고자 장기공급계약(LTA) 대신 분기 단위로 계약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30달러 수준이었던 LPDDR5X 12GB 제품 가격은 지난달 70달러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상승세가 가팔라 현재로서는 협상의 기준점으로 삼을 금액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며 "가격 줄다리기가 길어질 경우 공급사들의 LPDDR5X 출하 일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MX부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상승에 더해 메모리 부담까지 겹치며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최근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채용 비중이 늘면서 3분기 모바일 AP 매입액은 사상 최대치인 10조927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자사 칩셋인 엑시노스2600의 경우 양산은 시작했지만 채용 비중은 30%에 그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웨이퍼 기준 월 2만장으로 논의됐던 엑시노스2600의 초도 물량은 현재 1만6000장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노 사장이 이번 회동에서 마이크론과 어느 정도 수준의 LPDDR5X 물량을 논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구매가 시급한 만큼, MX부문이 수용할 만한 가격으로 조정된다는 전제하에 상당한 규모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마이크론은 갤럭시 D램 공급망에서 현재와 같은 높은 벤더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최근 삼성전자 MX부문 내에서 DS부문과 견줄 만큼의 모바일 D램 위상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 초기 약 3개월 동안에는 마이크론의 LPDDR5X가 단독으로 공급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마진이 높지 않아 캐파(생산 능력)가 빠듯한 마이크론 입장에서 부담이었지만, 삼성전자의 요구 물량을 최대한 수용했다.
한편 MX부문은 올해 들어 마이크론으로부터 총 두 가지 버전의 LPDDR5X 샘플을 전달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에는 마이크론이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됐던 1베타(β, 1b에 대응) LPDDR5X의 회로 선폭을 줄여 생산성을 15% 높인 개선품을 먼저 제공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1감마(γ, 1c) 공정으로 새롭게 제작한 제품을 추가로 제출해 테스트를 진행한 상태다.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1γ 제품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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