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BNK금융지주도 현직인 빈대인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결정했다.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승계절차 개시 시점부터 일부 논란이 제기됐지만, 지역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낸 점도 연임 결정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빈 회장의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온 비은행 부문의 취약한 포트폴리오는 그룹의 중장기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본격화되는 흐름을 감안하면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8일 빈대인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임추위는 숏리스트 후보(빈대인·방성빈·김성주·안감찬)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표결을 통해 빈 회장을 후보로 추천했다.
빈 회장은 2022년 김지완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이듬해 3월 회장직에 올랐다. 취임 첫해에는 부산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실적이 부진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1년 만에 반등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BNK금융의 지배기업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은 7285억원으로 전년(6398억원) 대비 13.9% 증가했다. 지난해 말 삼정기업의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방어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올해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지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BNK금융의 당기순익은 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8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BNK금융의 취약점인 건전성 역시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빈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2년말 기준 11.15%였던 BNK금융의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2.28%, 올해 3분기 기준 12.59%로 상승했다.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CET1비율도 올해 3분기 기준 각각 15.39%, 13.92%를 기록해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임추위는 이같은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빈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 관계자는 "지역경기 침체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남 남해 출신으로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점도 빈 회장의 강점이다.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사장도 부산 출신이지만 경력을 비교해놓고 볼 때 빈 회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 회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연임 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만큼, 2기 체제에 맞춰 조직 개편과 리더십 정비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경영승계 절차를 두고 타 금융지주와 달리 내외부에서 논란이 발생했던 만큼 이와 관련한 내부통제 강화 작업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핵심 과제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다.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부산·경남은행에 집중돼 있어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주주환원과 생산적 금융을 함께 추진하는 상황에서 타 금융지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적정성은 그만큼 불안 요소로 꼽힌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와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주주 소통과 관련해 BNK금융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라이프자산운용이 향후 추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와 관련해 BNK금융 이사회는 "주주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회장 선임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재차 확인했다"며 "후보 확정 이후에도 최종 후보자와 함께 적극적인 주주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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