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이유 없이 다리를 부여잡고 아파할 때가 있다. 흔히 말하는 성장통이다. 아프지만 그 아픔을 지나야 키가 큰다. 지금 엔씨소프트가 겪는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개발력은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이지만 운영 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혼선과 진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 아픔은 과거의 반복이 아니라 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엔씨는 올해를 사실상 새로운 시작점으로 삼았다. '아이온2'를 중심으로 개발 역량을 다시금 증명했고 운영 분야에서도 유저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라이브 방송 횟수를 크게 늘렸다. 과거 일방향형 공지 및 사후 대응 중심의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사전 안내→검증→피드백 수렴'이라는 구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읽힌다. 실제로 패치 방향을 설명하는 과정이 이전보다 투명해졌고 주요 업데이트의 타임라인을 공유하는 폭도 넓어졌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아쉬움이 발견되는 것이 현실이다. 운영 방식이 변화 중이다 보니 의사결정의 일관성이 흔들릴 때가 있고 소통의 양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 기대치도 함께 높아져 작은 문제라도 부각되는 상황이 이어진다. 빠른 피드백과 설명을 시도하지만 일부 대응이 오히려 또 다른 혼선을 부르는 사례도 있다. 이는 엔씨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라기보다는 운영 체계가 '구조화되는 중'이라는 점에서 나타나는 진통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통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얼마나 빠르게 '체계화 단계'로 전환하느냐다. 엔씨는 한국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시장을 30년 넘게 이끌어온 회사이고, 국내외 추정 매출 규모 역시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게임이 고도화되고 유저층이 다양해진 만큼 운영의 전문성, 위기 대비 절차 등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다. 특히 2030 세대들의 엔씨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감안하면 엔씨 입장에서도 운영 체계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럼에도 최근의 변화는 의미가 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유저 데이터를 반영하는 폭이 늘었고 개발팀과 운영팀도 개선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소통 방식 역시 '문제 발생 시 대응'에서 '문제 발생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엔씨가 과거와 분명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결국 관건은 이 성장통을 어떻게 '완성된 변화'로 연결하느냐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혼선 역시 그 과정의 일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운영 기준의 명확화, 검증 체계의 강화, 유저와의 소통 방식 고도화 등 구조적 보완이다. 아픈 시기를 지나야 아이들이 키가 크듯, 엔씨도 이 성장통을 잘 넘겨야 다음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의 고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엔씨의 향후 10년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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