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두나무가 정치권에 가상자산 제도 정비를 주문했다. 과도한 규제로 인한 제한적인 투자 환경 탓에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탈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다. 두나무는 정치권이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면 안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두나무가 주최한 가상자산 정책 콘퍼런스 'D·CON(디콘) 2025'에서 "업비트를 1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주변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투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이라며 "국내 다수 투자자들이 투자의 자유를 찾기 위해 해외 거래소로 이탈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의 10%는 국가가 부가세로 가져가지만 해외 거래소의 경우에는 국가는 전혀 과세하지 못한다"며 "딱 미국만큼만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된다면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투자자들이 공정하고 안전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자들은 실제 해외 코인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옮기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가 시작한 2023년 상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매 반기 가상자산 유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만 약 102조원이 유출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역차별을 막기 위해 관련 제도들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하게 나왔다. 해외 거래소들은 국내 진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국내 거래소는 해외 진출과 해외 이용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장에 참석한 연사들도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는 데 공감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은 향후 미래를 좌우하고 근원적인 변화를 가져올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요소 중 하나"라며 "미국은 가상자산 산업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법제화를 빠르게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특정금융정보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규제와 투자자 보호에만 중점이 맞춰져 있어 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빠르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황 의원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는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들을 지적했다. 천 의원은 "제도화와 이용자 보호를 어느 정도 해왔지만 불필요한 규제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 달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금지하고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법인 자금도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황 의원과 천 의원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산업 혁신과 소비자 신뢰의 균형을 강조했다. 규제가 과도하게 풀릴 경우 부실 사업자가 난립해 소비자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혁신 저해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담보하는 규율이 필요하다. 소비자 보호를 방점을 두는 사람도 있지만 그 균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업비트가 한국 금융 생태계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핵심 축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나무가 단순 거래소를 넘어 글로벌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방향성을 잡은 만큼 정부의 산업 육성에도 기여 여지가 크다는 취지다. 디지털 산업 전환을 위해 국가와 민간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두나무가 민간 영역 대표 주자로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두나무는 국내 대표 가상자산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 금융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산업 구조 전환은 국가와 기업이 힘을 합쳐야 성공할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정책 수립과 경영 전략 마련에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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