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석 달째 공석이었던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두 번째 내부 출신이 발탁됐다. 수은에서 35년간 근무해 온 황기연 상임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수장 공백이 길었던 만큼 황 신임 행장의 최우선 과제 역시 조직 재정비가 될 전망이다.
5일 수은은 황 상임이사가 제 23대 행장으로 신임됐다고 밝혔다. 수은행장 자리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앞서 한국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첫 내부 출신인 박상진 회장이 지난 9월 취임하자, 수은과 기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들도 내부 출신 수장 선임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이전과 달리 구체적인 하마평도 나오지 않으면서 이같은 전망은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황 신임 행장의 등판은 시기적으로 깜짝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 체계 개편 논의로 인해 미뤄졌던 금융위원회 1급 인사가 국정감사 이후인 지난달 말 단행됐고, 기재부 1급 인사도 지난 3일에서야 이뤄지면서 수은을 포함한 금융 공공기관 인사는 조금 더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그간 수은 수장 자리는 전임 윤희성 행장을 제외하면 기재부나 금융위 등 관료 출신들이 내려왔었다. 이같은 이력을 전반적으로 감안했을 때 수은 행장 선임을 위한 인사검증이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황 신임 행장은 입행 이후 공백 없이 수은에 재직하다 선임됐다는 점에서 윤 행장보다 내부 출신으로의 업무 연속성과 전문성이 더욱 부각된다. 전북대 경영학 학사, 카이스트 경영정보학 석사를 졸업한 황 행장은 1990년 입행 후 서비스산업금융부장, 인사부장, 기획부장, 남북협력본부장 등을 거쳐 2023년 상임이사에 임명됐다. 이후 선임부행장이자 상임이사로서 리스크관리, 디지털금융, 개발금융, 정부수탁기금 업무를 총괄해왔다.
수은 측은 황 행장이 은행업무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식견을 갖췄고, 소통의 리더십으로 수은 직원들로부터 높은 신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3개월 넘게 이어졌던 행장 공백이 해소된 만큼 조직 재정비는 황 행장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수은 부행장급 중에서는 경협총괄본부장과 프로젝트금융본부장, 글로벌자본시장본부장이 공석이다. 황 행장의 승진으로 인해 공석이 될 예정인 상임이사 겸 선임부행장 자리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부행장급 총 11자리 중 4자리가 부재 상태인 셈이다. 이에 따라 황 행장은 공식 취임 후 업무보고를 받은 뒤 연말 인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산하 기관인 수은은 이사회 활동을 하는 전무이사와 상임이사의 경우 수은법에 따라 행장 제청으로 기재부 장관이 임명한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도 황 행장의 우선 책무 중 하나로 꼽힌다. 전임 윤 행장은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25조원으로 확대하는 수은법을 통과시키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 지원 여력을 확충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현 시점에서 수은은 한·미 통상협력 강화와 첨단전략산업 금융지원 확대 등 굵직한 현안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수출입 기업들의 고환율 등 애로사항으로 인한 자금 부담을 완화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수은 관계자는 "지난번에 이어 내부 출신 인사가 은행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동안의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 통상협력 대응, 첨단전략산업 등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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