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화장품 브랜드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 화장품 소비자는 악몽 같은 존재다. 브랜드 충성도가 가장 낮아 언제든 비슷한 제품으로 옮겨갈 준비가 돼 있어 극한 경쟁 시장이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여기에 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가 주최하고 한국콜마가 단독 후원했다. 국내 화장품 제조사와 브랜드, 유통사, 인플루언서, 투자사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했다.
윤 부회장은 이날 '화장품 제조기업 관점에서 본 K-뷰티 성공'을 주제로 강연을 열고 성공하는 뷰티 브랜드의 전략과 향후 과제를 짚었다. 그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한국 화장품 수입이 1위"라며 "사실 한국은 2010년 글로벌 시장에서 한 차례 성공을 거뒀지만, 당시에는 오프라인 중심에 가성비를 내세운 성공이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실패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다. K-팝을 필두로 한 K-콘텐츠의 유행, 과거 시행착오 경험을 통해 높아진 시장 이해도, 그리고 제품 현지화 성공 등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K-뷰티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조선미녀, 달바, 실리콘투를 꼽았다. 조선미녀는 한국적인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현지화에 성공했으며, 한국산 원료를 활용한 특수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성장한 달바와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의 성공 전략도 소개했다. 콜마는 두 회사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윤 부회장은 "달바 반성현 대표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더니 대답은 명확했다. 하루 종일 고객 댓글을 본다는 것"이라며 "고객 피드백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 프로모션에 100% 반영하는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 열풍을 주도하는 글로벌 뷰티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으로서의 원칙도 공개했다. 모든 처방을 자체 개발하고, 한 회사에는 하나의 처방만 제공해 다른 회사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윤 부회장은 모든 고객사를 공평하게 대하고 제품 생산에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일부 브랜드만 성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콜마가 연간 2만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이 가운데 절반이 신제품이지만 모두가 성공하지는 않는다"며 "브랜드의 성공 필수 조건은 화장품 소비자, 제품, 산업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블록버스터 제품을 만들어 내고 이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한국 화장품 소비자는 매우 까다롭고 전 세계 브랜드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존재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지만, 이러한 극한 경쟁 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며 "이런 소비자와 반복적인 구매 관계를 형성하려면 블록버스터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블록버스터 제품은 처음부터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출시 이후 끊임없이 제품을 개선하고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위·아래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향후 K-뷰티의 과제도 짚었다. 윤 부회장은 "K-뷰티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아직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사례는 많지 않다"며 "특히 하이엔드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는 만큼, 이를 발굴·육성하는 것이 장기적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부회장이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부회장은 이날 행사 참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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