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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원 유증 칼날…기업들 PRS 우회조달 몰린다
이소영 기자
2025.09.24 07:35:09
대기업만 우회로 확보…중소·한계기업은 자금난 속수무책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0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제공=금융감독원)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규제 강화가 자금시장 흐름을 뒤흔들고 있다. 발행 창구가 좁아진 기업들이 앞다퉈 주가주식스와프(PRS)를 대안으로 택하고 있다. 하지만 담보가 없는 소규모·중견기업은 PRS조차 활용할 수 없어 자금 확보 창구가 사실상 막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이 공모시장에서 PRS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 규모만 약 7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2조원), 롯데케미칼(6500억원), 한화솔루션(5000억원), 효성화학(3965억원) 등은 이미 자금을 확보했고, 에코프로(7000억원)와 LG화학(최대 3조원)도 조달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기업들이 PRS를 적극 활용하는 배경에는 금감원의 규제 기조가 자리한다. 금감원은 올해 2월부터 유상증자 심사를 엄격히 하며, 주주권익 훼손이나 무분별한 자본조달을 견제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주 가치 희석 등의 우려가 잦았던 점을 고려하면 취지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다. 


PRS는 기업이 자회사 지분을 증권사에 맡기고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말한다. 조달 자금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자본 확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의 대안으로 각광받으며, 특히 자회사 가치가 뒷받침되는 대기업에게는 막힌 유상증자의 출구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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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RS가 모든 기업에 열려 있는 카드가 아니란 점이 문제다. 담보로 내세울 자회사 지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대기업 위주로만 가능하고, 영세·중견기업은 제도 밖에 남는다. 정작 자금난에 허덕이는 한계기업일수록 자본조달 수단이 차단되는 역설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소액주주 보호를 앞세워 시장 경제에 안맞는 과도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있다.


사실 유상증자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에게는 마지막 생존카드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부정적' 아웃룩이 붙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리를 높여도 투자자가 외면하고, 수요예측 단계에서 미매각을 기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결국 선택지는 유상증자뿐이다.


결국 시장은 이번 정부의 유상증자 심사 강화로 제때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중소·중견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PRS라는 우회로라도 활용할 수 있지만, 중소·한계기업은 제도권 안에서 쓸 카드가 거의 없다"며 "투자자 보호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책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이미 재무여건이 취약하다는 방증인데, 그 길마저 막는 건 사실상 문을 닫으라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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