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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CBDC 확산에 국내 카드사 '위기 대응' 시급
박관훈 기자
2025.08.07 11:00:19
①상표권 출원·TF 구성 등 대응 나서지만, 구체적 전략 마련은 과제로 남아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5일 14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 본사 전경. (제공=신한카드)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스테이블코인과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이 결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면서 국내 카드사들도 관련 상표권 출원과 TF 발족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신용판매 모델에 의존해 온 카드사의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전략 마련에 착수한 모습이다. 다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어 법제화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화하는 스테이블코인과 CBDC 위협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거래가 최근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페이팔은 지난해 말 자사 스테이블코인인 'PayPal USD(PYUSD)'를 본격 출시해 미국 내 주요 가맹점 결제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이다. JP모건도 기업 간 국제 송금에 자사 코인(JPM Coin)을 적용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에 1:1로 고정된 디지털 자산이다. 가격 변동성이 낮고 거래 속도가 빠르며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특히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존 신용 결제 중심의 카드사 사업 구조와 충돌할 수 있다. 사용자가 신용을 빌리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해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수료 수익 기반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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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을 제도화했으며, 미국도 올해 초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재발의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규제가 본격화되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테크 기업이나 핀테크 서비스가 기존 카드사와 직접 경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CBDC 역시 결제 시장 변화를 예고하는 위협 요소다.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디지털 화폐인 CBDC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며, 금융사 중개 없이도 거래할 수 있어 결제 과정이 단순화되고 비용과 시간이 절감된다.


결제시장업계에서는 CBDC가 활성화되면 카드사, PG사, 페이사 등 수수료 기반 사업자가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민간 간편결제 서비스의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범용 CBDC 발행 가능성이 아직 제한적이다. 한국은행이 CBDC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 2차 테스트를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테스트 중단 이유로는 시중은행의 비용 부담, 한국은행의 로드맵 부재, 민간 스테이블코인 논의 부상, 실효성과 인센티브 부족 등이 꼽힌다.


그럼에도 디지털 자산 도입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CBDC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화폐연구실' 명칭을 7월 말부터 '디지털화폐실'로 변경했다. 한국은행 내에서 디지털 화폐 사업을 주도하는 콘트롤 타워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금융결제국 산하에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 대응을 위한 '가상자산반'도 신설했다.



◆한 달 새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100건 출원


디지털 자산 위협이 가시화되자 국내 카드업계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SHCw', 'SKRW', 'KRWSH' 등 8건의 상표권을 카드사 중 가장 먼저 등록했다. KB국민카드는 'KBCSTB', 'KBCST', 'KBCKRW'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 14개를, 우리카드 역시 'STBWC'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9건을 각각 출원했다.

롯데카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36건을, BC카드는 8건을, 현대카드도 24건을 각각 출원했다. 이 중 롯데카드는 가독성 높은 한글 브랜드명 '원빗', '케이토큰', '로카머니' 등도 포함했다.


여기에 여신금융협회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는 공동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CARD KRW'(가칭) 상표권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카드사들이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개별사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이용자가 분산돼 발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또한 여신금융협회는 스테이블코인 도입 대비 TF를 구성해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제도화 대응 방안과 역할을 논의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에 스테이블코인 거래 참여를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국내 카드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준비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카드사가 직접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거나 이를 활용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법제화 등 업계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나 회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해외 규제와 기술 표준이 정착된 후에야 본격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이전에 업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우리 카드사들도 결제수수료 '제로(0)' 시대를 대비해 CBDC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 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 결제 서비스와 AI를 활용한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디지털 지갑 사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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