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시장을 선도해 온 현대카드의 '단독 제휴'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간판 파트너사인 스타벅스가 최근 삼성카드와 새로운 제휴 카드 출시에 나서면서, 현대카드의 핵심 파트너사 이탈 조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복수 카드사와 제휴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현대카드가 마케팅 비용을 감수하며 키워온 PLCC 모델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PLCC를 통해 개인 신용회원과 결제 실적을 빠르게 늘려왔다. 특히 파트너사와의 단독 제휴를 원칙으로 내세우며 각 산업의 대표 브랜드를 유치해왔다. 그러나 복수 카드사 제휴가 보편화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현대카드의 독점적 지위는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 PLCC 전략에 공을 들여온 정태영 부회장은 앞으로 단독 제휴 원칙을 고수할지, 또는 일부 파트너사를 교체할지 중대한 판단에 직면하게 됐다. 이탈 조짐이 감지되는 주요 파트너사들을 두고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 스타벅스 이탈 조짐에 '단독 제휴' 원칙 흔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PLCC 파트너사인 스타벅스가 최근 삼성카드와 '스타벅스 삼성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연말을 목표로 제휴카드를 출시하고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현재 현대카드와 PLCC 제휴 계약을 맺고 있으며, 현재 계약은 유효한 상황이다. 스타벅스 삼성카드의 출시까지 수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될 예정인 데다, 양사의 제휴 형태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카드는 모든 PLCC 파트너사와 단독 계약을 원칙으로 해왔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삼성카드와 PLCC 형태로 협업을 진행할 경우 기존 계약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스타벅스가 삼성카드와 일반 제휴 방식으로 협업할 경우 계약상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PLCC는 카드사와 브랜드가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인 반면, 일반 제휴카드는 브랜드 참여도가 낮고 단순 파트너십에 가까운 모델이다.
하지만 현대카드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PLCC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 이름을 활용한 카드는 대부분 PLCC 형태로 출시돼 왔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PLCC 방식으로 삼성카드와 협업할 경우, 현대카드가 고수해온 '단독 제휴' 원칙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각 산업군 대표 브랜드를 PLCC 파트너로 확보해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런데 복수 제휴가 확산할 경우, 이 같은 전략의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스타벅스 외에도 다른 주요 파트너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와 제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쏘카·야놀자 등도 7월을 전후로 현대카드와 PLCC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면서 이탈 이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 정태영 부회장의 공든 탑…조창현 신임 CEO '시험대'
PLCC 전략의 위기는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조창현 전무에게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스타벅스와 올리브영 등 주요 브랜드 유치를 위해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감을 밝히는 등 PLCC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스타벅스의 복수 제휴가 가시화되면서, 현대카드의 PLCC 사업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향후 기존 파트너사들과의 계약을 유지할 것인지, 혹은 재계약을 포기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그동안 고수했던 PLCC 단독 계약의 실질적 의미를 유지하기 위해 스타벅스처럼 타 카드사와 제휴한 파트너사와 재계약하지 않을 수 있다. 이같은 경우 현대카드는 PLCC 파트너사 구성에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파트너사들의 복수 제휴를 용인할 경우 현대카드는 약 80%에 달하는 PLCC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PLCC를 통한 신규 회원 유치 효과는 경감될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회원 수는 전년말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자체카드 사업을 시작한 BC카드를 제외한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PLCC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지만,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성장세 유지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재 스타벅스와의 PLCC 계약 상태에 변동은 없다"면서도 "향후 단독계약 원칙의 변동 여부나 카페 업종의 파트너사 교체 여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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