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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눈치' HD현대건설기계·인프라코어 합병, 소액주주 손해 '논란'
이우찬 기자
2025.07.22 07:01:12
시가 합병비율 1:0.162, 자본법 개정 후 1:1.029…인프라코어 주주 '손해'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1일 17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HD현대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합병비율 변경을 피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장주식 합병은 시가를 따르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해 절차가 복잡해진다. 더욱이 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합병비율은 하한선의 기준으로 순자산가치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합병 비율을 산정하면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는 손해가 커져 주주 반대를 피하기 위해 다급하게 합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9월16일부터 10월10일까지다. 회사 측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각각 7만5545원, 1만1885원이다. 


시가가 회사 측이 제시한 가격보다 높아야 소액주주는 합병안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시가가 낮으면 자신의 보유 주식을 회사에 매수할 것을 요구하게 된다. 주가 흐름은 합병 후 며칠 반짝 상승하다 시들시들하다. 이날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종가는 각각 7만4800원, 1만1300원이다. 합병 발표 이튿날 주가는 각각 9만700원까지 1만3310원까지 올랐었다.


이번 합병은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비율에 따라 HD현대인프라코어 보통주 1주당 HD현대건설기계 보통주 0.1621707주가 배정된다. 합병 비율 기준주가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7월1일) 전일을 기산일로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의 종가를 산술평균해 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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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현행법을 따르는 시가 평가의 경우 일반주주 권리가 침해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혁 대상으로 여겨져왔다. 실제 지난해 두산그룹의 사업재편 과정에서 두드러졌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비율을 1대 0.63으로 제시했다. 자산총계 10조원가량의 두산밥캣이 4000억원의 두산로보틱스보다 크게 낮은 평가를 받으며 투자자 반발을 샀다. 시가 기준으로 하면 적자기업의 두산로보틱스도 주가만으로 고평가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목적 중 하나는 두산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함이다. 상장사 합병과 분할 가액은 공정가액을 적용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가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주식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가치로 산정해야 한다. 산정된 가액이 순자산가치에 미달하면 순자산가치가 합병가액이 된다. 순자산가치가 하한선인 셈이다.


개정안을 일부 적용하면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들의 손해가 커진다. 3월 말 기준 HD현대건설기계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3조4039억원, 1조5752억원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가치는 1조8287억원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경우 자산과 부채는 각각 4조4562억원, 2조5748억원으로 순자산가치는 1조8815억원이다. 순자산가치를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 비율은 1:1.029로 산출된다.


시가를 적용하면 HD현대인프라코어 100주당 HD현대건설기계 16주를 배정받지만 순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HD현대인프라코어 100주당 HD현대건설기계 102주를 배정받게 되는 것이다. 시가 기준이 아닌 순자산으로 비교 대상을 설정하면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합병비율에 관한 자본시장법 개정은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의 내용은 금융위원회의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포함됐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일반주주 보호 관점에서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에 HD현대 측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전에 합병을 서두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HD현대건설기계 쪽은 주식 수를 고려한 주당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합병비율이 1:0.095로 산출된다고 밝혔다. 이를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 100주당 HD건설기계 9.5주를 배정받는다며 시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는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상장 기업 간 합병은 시가를 기준으로 하므로 두산그룹의 사업재편 사례처럼 자산 가치와 시가총액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 합병 시 주식 가격뿐만 아니라 자산 가치, 수익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으로 평가를 의무화해 주주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은 계속 고민했던 사안이다. 두 기업이 지금 실적 부진에 놓여 있으나 중장기 업황 턴어라운드가 분명하고 반등 구간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다"며 "기업을 쪼개서 인위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두산그룹의 방식과 다르다. 상장사의 경우 시가에 따라 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것으로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다른 관계자는 합병 추진 시점에 관해 "두 기업의 합병은 올초부터 계획됐으며 이사회 결의일에 결정됐다"고며 "자본시장법 개정에 앞서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사업적 관점에서 지금이 최적의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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