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대구에 기반한 중견기업 KBI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라온저축은행이 '저점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매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이후 매물로 나온 라온저축은행은 최근 자본 잠식 우려까지 겹치며 몸값이 크게 낮아진 상태다.
HB저축은행 등 기존에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과 달리 라온저축은행의 경우 부실 자산 정리 이후의 성장 가능성과 지방 소형 저축은행의 희소성, 금융 라이선스의 가치, 지역 기반 시너지 등을 노린 원매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온저축은행은 경북 구미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지방 소형 저축은행이다. 1973년 구미상호신용금고로 출발해 이후 구미상호저축은행과 합병을 거쳐 2018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사명 변경 후 라온저축은행은 꾸준한 외형 확대를 통해 2022년 말 기준 자산 176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로 빠르게 위축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은 1248억원으로, 2년 새 30%가량 감소했다.
자산 축소는 지역 부동산 경기와도 맞물려 있다. 라온저축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는 기업대출 중심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체 여신 743억원 중 기업대출은 563억원(비중 75.7%)에 달한다. 특히 기업대출의 70.5%인 397억원은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전체 여신 중 부동산 대출 비중도 53.4%에 달한다. 이처럼 부동산 편중 구조는 자산 건전성 악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실제로 라온저축은행의 경영 상황은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장 재평가를 기점으로 빠르게 악화됐다. 2022년까지 연간 10억원대 순이익을 유지하던 라온저축은행은2023년 43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됐고, 지난해에도 37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4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라온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부과했다. 수익 악화와 더불어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된 게 원인이다. 당시 라온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5.80%,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6.31%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각각 23.12%, 22.61%로 치솟았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도 108억원까지 축소되면서,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이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M&A업계에선 라온저축은행을 '저점 매수' 매물로 평가하고 있다. 자산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금융 라이선스를 함께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근 베셀이 인수를 추진하다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면서 사실상 거래에서 이탈하자, 지역 기반을 가진 KBI그룹이 본격적인 인수 주체로 나섰다.
KBI국인산업은 라온저축은행의 영업 기반인 구미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인수 시 지역 네트워크와 금융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인수 이후에도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은 인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급증한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고, 자본확충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라온저축은행은 예전에 없었던 대출재권처분손실 11억원을 지난해 인식하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은 금융 라이선스를 저가에 확보할 수 있는 매력과 함께 인력, 영업 기반, 지역 고객망 등을 활용, 현지 기업과의 연계효과를 어렵지 않게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재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들의 경우 부실 우려가 있는 만큼 부실 자산 정리 및 자본확충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주체의 재무력과 장기적 운용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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