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진 말아야죠. 어떤 상황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옆에서 지켜봤으니, 리츠 AMC에서도 같은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거에요."
상장리츠 유상증자와 신규상장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리츠 주가 폭락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이와 같은 우려에 한 리츠 전문가가 내놓은 답변이다.
지난해 상장리츠 시장은 하반기에만 1조원 가까운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큰 폭의 주가 조정을 겪었다. 한화리츠, 롯데리츠 등 주요 리츠들의 연이은 유상증자로 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신규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쏟아졌고, 수급불균형으로 이어진 탓이다. 앞서 2023년에도 SK리츠가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를 신규자산으로 편입하면서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주가급락을 겪었는데 유사한 상황이 반복됐다.
이처럼 반복된 경험이 시장에서 '대규모 리츠 신규 공급은 주가하락의 원인'이라는 명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최근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유상증자를 예고했고, 대신밸류리츠가 신규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공급 충격 이후 잠잠했던 리츠시장에 다시 신규공급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수급 충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역시 이같은 시장의 우려를 의식해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신뢰도가 흔들리는 상황을 지켜본 만큼,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해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다.
지난해 일부 리츠들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자산편입의 타당성과 리스크 해소 방안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심화하면서 주가 하락 폭을 키웠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유상증자에 따른 배당 희석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산편입 계획과 배당유지 전략을 사전에 시장에 공유하고 있다. 대신밸류리츠는 우량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안정성과 대신파이낸셜그룹과의 긴밀한 스폰서십을 강조하고 있다.
공급규모 및 금리 방향 등 측면에서도 지난해의 충격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1조원 이상이 단기간에 몰리며 수급 불균형이 극심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ESR켄달스퀘어리츠와 대신밸류리츠의 공모규모가 2000억원대에 그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는 고금리 국면에서 리츠의 배당 매력이 크게 훼손된 시기였다. 반면 올해는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다. 이는 리츠의 투자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배당수익률 회복 가능성이 커지면서 리츠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기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국내 리츠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유상증자나 신규상장은 꼭 필요한 일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국내 리츠업계가 과거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길 응원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