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CJ CGV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실적 개선과 신사업 확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 미이행 여파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전날(22일)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100억원의 매수 주문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번 채권은 만기 30년물이지만 2년 후 조기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부여된 구조다.
CJ CGV는 수요예측 당시 5.8~6.1%의 금리 밴드를 제시했다. 이번 발행 주관사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KB증권은 발행일까지 잔여 물량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CJ CGV는 글로벌 사업 확대와 4DX 등 기술특별관 수익성 개선, 해외 법인의 분기 최대 실적 등으로 '긍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받은 상태다. 하지만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 미행사에 시장이 얼어붙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 사태 이후 자본성증권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며 "콜옵션 불이행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해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CJ CGV 관계자는 "이번 발행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으나 롯데손해보험 이슈 발생 이후 투자자들이 이탈이 발생했다"며 "다만 주관사 총액인수로 회사의 자금 조달은 차질없이 완료될 예정이며, 발행 금리도 지난 발행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로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7일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조기상환하지 못한다고 밝혔고,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이 여파로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의 유통금리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CJ CGV 사례를 시작으로 자본성증권 발행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조달 구조가 복잡한 영구채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회피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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