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블록체인 물류 프로젝트 디카르고가 접근성 향상 목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을 시사했으나 이 조치가 오히려 디카르고 코인(DKA) 가치를 절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변동성이 큰 DKA를 보유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늘려갈 것이란 우려에서다.
더군다나 디카르고는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대가로 이용자들에게 DKA를 지급해 왔다. 이에 가치가 떨어진 코인을 받고자 개인 데이터를 제공할 참여자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프로젝트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선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카르고는 지난 4월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 바이코노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DKA만을 활용하는 결제 시스템의 한계를 깨닫고 서비스 접근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바이코노미는 복잡한 지갑 관리·가스비·체인 간 이동 등 기존 블록체인 서비스 진입장벽을 낮추는 프로젝트다. 사용자는 가스비(수수료)를 직접 내지 않아도 되며 원하는 코인(USDT, USDC 등)으로 가스비를 결제할 수 있다.
이에 향후 출시될 디카르고 블록체인 재고관리 서비스 '디풀(dFull)' 등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디카르고가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메인넷에서는 기존 DKA만으로 결제가 가능했다. 바이코노미 기술을 이용하면 DKA가 없어도 테더 코인(USDT)·USD코인(USDC) 등을 활용해 이용료를 지불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범용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으로 DKA 가치가 절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용자들이 안전한 USDT·USDC를 두고 굳이 변동성이 큰 DKA를 보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DKA 가격은 2021년 3월 870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는 20원대에 갇혀 있다. 별도로 DKA를 구매해 서비스를 활용할 필요가 없게 되고 그만큼 DKA 사용을 유도할 요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의 가치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기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시세 변동이 매우 커서 일상적인 거래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이에 가상자산을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에 1대 1 예치하는 방식으로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DKA 대신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늘어나면 플랫폼 참여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키워온 디카르고 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디카르고는 기존 참여자 데이터를 이용하는 대가로 DKA를 지급해 왔다. 기여도에 따라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참여 유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20원대 코인을 받고자 개인 데이터를 제공할 이용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디카르고는 바이코노미와의 협업으로 코인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추가 보상을 통해 유인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카르고 측은 "기업들의 프로젝트 참여 유인을 늘리기 위해 홀딩, 스테이킹 등에 대한 보상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홀딩(Holding)은 가상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투자 전략이다. 스테이킹은 사용자가 자신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일정 기간 예치해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DKA 장기 보유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 코인 결제 도입으로 DKA 가치가 일부 절하되더라도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사업을 키워나가면 코인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있다.
디카르고 측은 "사업 관련 업체들이 미팅에서도 물류·재고관리 분야에 블록체인을 왜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입장벽과 접근성을 높여 디카르고를 이용한 거래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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