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블록체인 기반 물류 프로젝트 디카르고가 오랜 준비에도 실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등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이를 반영하듯 디카르고가 발행한 디카르고 코인은 고점 대비 약 90% 하락한 90원대를 3년 간 오가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디카르고 코인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8797만달러(약 1230억원)다. 2021년 3월 4억3474만달러(6090억원)에 달했던 시총이 원화로 약 4900억원 가량이 줄어들었다. 한때 870원대를 기록했던 코인 가격은 현재 90원대로 바닥 수준이다. 

디카르고는 이진호 대표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존 물류 산업 내 시너지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19년 설립한 회사다. 백서에 따르면 디카르고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존 물류 산업 구조에서 불가능했던 사용자 간 연결을 극도로 높이는 비전을 제시했다. 중앙 통제식이 아닌 사용자 참여식 웹3.0 물류 서비스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디카르고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자체 코인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코인은 2020년 5월 최초 발행됐으며 같은 해 7월 업비트, 2025년 1월 빗썸에 상장됐다. 디카르고 코인은 협력사로 알려진 카카오페이의 행보에 따라 그간 시세가 변동이 있었다. 

디카르고 코인은 2022년부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트럼프발 가상자산 랠리에도 이전 가격인 100원대는 커녕 90원대를 밑돌고 있다. 업비트에 따르면 코인 가격은 2021년 3월 870원 기록했고 꾸준히 하락해 2022년 6월 101원을 잠깐 기록했다. 이후 현재까지 약 3년 간 90원 이하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디카르고 코인 시세 상승 요인이 존재하지 않다는 점이다. 디카르고는 현재 협력사인 이지고에 속한 기업들의 호재와 주가 향방에 기대고 있다. 디카르고 코인이 지난 2월 카카오페이 주가 급등으로 시세가 잇따라 오른 사실은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디카르고는 2021년 3월 롯데글로벌로직스·델레오·카카오페이 합작 법인 이지고와 협업한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업계에선 실체가 없는 블록체인 기업이 물류 대기업과 협업으로 사업에 진전을 보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긍정적인 시선으로 디카르고를 바라봤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현재 이지고와 계약이 모두 종료됐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이지고의 주요 관계사 이탈로 프로젝트의 가치가 훼손 됐고, 코인 가격 상승요인도 줄어들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한때 이지고와 계약 관계였던 건 맞으나 현재는 다른 물류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며 "계약 종료 시점이 언제인지는 사정상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직스도 같은 입장이다. 디카르고가 이지고의 물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지 않으며 사업도 사실상 중단됐다는 입장이다. 롯데글로벌로직스 관계자는 "당시 이지고를 합작법인식으로 카카오톡 내 배송 서비스를 하려고 했으나 실제 진행된 건 없다"고 밝혔다.

디카르고의 블록체인 물류사업이 과연 실체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디카르고는 지난해 8월 '2025년 로드맵'을 발표하며 올해 메인넷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물류 네트워크 개발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디카르고 레이어3 테스트넷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디카르고가 개발 플랫폼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찾을 수 없다. 소프트웨어와 웹3.0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하지만 상용화는 언제 되느냐 같은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과 코인 가격의 하향 안정화 속에  디카르고는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원성을 듣고 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선 날선 비판들이 오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아무도 안 사니까 매매봇으로 꼬시지 마라", "작전주 아니냐", "대형 호재인 줄 알았으나 잡코인이었다"라는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디카르고 측은 "회사가 협업했던 카카오페이 합작사 운영은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라며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제반 기술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물류 서비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