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블록체인 기반 물류 플랫폼 '디카르고'가 카카오페이와의 협업 소식에 주목을 받았으나 정작 카카오페이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디카르고가 과거 밝힌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 기만, 시세조종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16일 디카르고 프로젝트와의 관계에 대한 딜사이트의 질문에 "세간에 알려진 디카르고와의 협업은 사실이 아니다"며 "언론에 나온 내용은 잘못된 보도"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디카르고가 지난 2021년 3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지고와 카카오페이 배송 물류 데이터 관련 협업에 나선다는 공지와 배치되는 주장이다. 또한 물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소개되고 있는 디카르고에 대한 설명과도 맞지 않는다. 

디카르고는 2021년 당시 "카카오페이 배송 화주 주문 정보를 비롯한 창고사업자·물류사업자 물류 정보 등을 활용해 카카오페이 배송 물류 퀄리티를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현재 업비트 디카르고 코인 소개 '현재와 미래' 항목에도 명시돼 있다. 

블록체인 기반 물류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디카르고는 당시 급속도로 성장하던 카카오페이와 실질적인 배송 시스템을 갖춘 롯데글로벌로직스와 협업으로 관심이 집중되며 투자금이 몰렸다. 디카르고 코인(DKA) 가격은 발표 당일 2021년 3월3일 212% 급등했다. 전일 60원대에 머물던 코인은 187원까지 폭등했다.

DKA는 '카카오코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더욱 이름을 알렸다. 2021년 3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다는 소문에 시세는 약 800% 급등한 87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3월 카카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최종 불참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DKA는 반나절만에 반토막이 난 412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이후 카카오페이와 관련된 소식에 따라 DKA 가격은 급등락을 반복했다. 2021년 11월3일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자 32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4일 디카르고 유통량 조작 의혹이 퍼지자 시세는 다시 200원대로 폭락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2월 카카오페이 주가가 9% 이상 오르자  DKA도 15% 오르는 등 지속적으로 '카카오 수혜'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페이 측은 딜사이트 취재 과정에서 협업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지고와의 협업을 한 것은 맞지만 디카르고와 직접 협업을 하지 않았다"며 "더구나 이지고 서비스와의 협업도 중단된 상태로 디카르고와 협업 관계는 없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디카르고의 과거 발언과 행보는 비판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표 거래소 업비트 코인 소개 페이지에 카카오페이와 협업하고 있다는 내용은 아직도 게시되고 있다. 해당 내용은 디카르고의 요청에 의해 업비트가 수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강조하며 수정하지 않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즉각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카르고 측도 "합작법인 이지고 서비스는 현재 중단된 상태"라며 "백서에서도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의 중단 여부는 지금까지 외부에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잘못된 정보도 수정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카르고가 실질적인 사업 진행 없이 '협업 기대감'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며 시세를 부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특히 디카르고는 당시 자사 물류 트랜잭션 모니터링 툴인 'dScanner'에 카카오페이 배송 데이터가 연동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툴에 실제 데이터가 저장됐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지고 투자사였던 롯데글로벌로직스 관계자는 "당시 카카오페이·델레오코리아 등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협업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나 사업화 단계에서 진척된 것은 거의 없다"며 "실질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디카르고는 "모회사 델레오가 여전히 카카오페이 협력사이기 때문에, 향후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