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4월 회사채 발행액이 9조원에 육박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1분기 발행량이 이례적으로 많았던 영향으로 2분기 시작인 4월에는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활용해 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이 몰리면서 발행 랠리가 이어진 모습이다.
2일 딜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일반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총 8조7330억원으로 전년 동월(5조8330억원) 대비 49.7%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은행(IB)업계의 기존 전망과는 다른 전개다. IB업계는 1분기 회사채 시장이 워낙 뜨거웠던 만큼 4월부터 자연스레 열기가 진정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발행 규모는 29조8670억원으로, 전년 동기(26조1260억원) 대비 14.3%, 2023년(21조440억원) 대비 41.9% 증가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업들이 조달 시점을 하반기로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업들이 조달 시점을 앞당기며 발행에 속도를 냈다.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된 셈이다.
기업들의 이런 판단에는 '현 금리 여건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시장금리는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금리 수준도 충분히 우호적이라고 판단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풍부한 투자 수요는 조달 여건을 뒷받침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대다수의 기업들이 증액 발행에 나서 전체 발행액이 크게 늘었다"며 "향후 금리 인하 이후 발행 여건이 더 좋아질 수 있지만, 그 시점에는 기관들의 투자 여력이 소진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월에 집중된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 기업들의 발행을 자극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에는 8조7881억원의 만기 일정이 잡혀 있었다. 이에 만기를 앞둔 기업들이 차환 목적의 선제적 발행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5월에도 6조537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대부분의 발행 기업이 목표 금액을 채우거나 초과 주문을 기록했다. 과거 미매각 사례가 종종 있었던 삼척블루파워도 1000억원 모집에 202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했고, 포스코이앤씨와 한국토지신탁 역시 건설업종 특유의 민감도에도 모집 수요를 모으며 순조롭게 발행을 마쳤다.
다만 하림지주의 경우 1.5년물 700억원 모집에 880억원의 주문을 끌어냈지만, 2년물 500억원 모집에서는 400억원의 주문에 그치며 일부 미매각을 겪었다.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와 만기 도래 채무 일정이 맞물리며 회사채 시장은 탄력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투자자 수요가 이미 선반영된 만큼 하반기에는 수요 피로 누적 여부가 발행 결과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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