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해태제과식품(신용등급 A, 등급전망 '안정적')이 3년 만에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에 복귀한다. 2022년 이후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올해 다시 시장을 찾는다. 해태제과의 긴 공백에도 고금리 매력과 식품업종에 대한 우호적인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수요예측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게 채권업계의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이달 중 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3년물 단일 트렌치로 모집할 계획이다. 정확한 일자은 아직 주관사와 조율 중이며, 최종 발행일은 오는 28일이다. 주관 업무는 KB증권과 키움증권이 맡았다.

해태제과는 과거 공모채 시장에서 비교적 자주 모습을 드러낸 이슈어다. 최근 10년 동안 총 여섯 차례에 걸쳐 공모채를 발행하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공모채 대신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형태로 조달 방식을 전환했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400억원 규모로 총 800억원의 P-CBO를 발행했다.

이번 공모채 복귀는 만기 도래 채무 상환 목적으로 보인다. 해태제과는 오는 6월 약 720억원 규모의 채무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해당 채권의 이자율은 연 4.6% 수준으로, 지난 2일 기준 A급 신용등급의 3년물 평균 금리(3.4%)와 비교하면 약 120bp(1bp=0.01%포인트) 높다. 이번 공모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마치면 이자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해태제과의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 있는 상황에서 A급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다 보니 투자 수요가 높다는 이유다.

식품업종에 대한 우호적인 투심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공모채 시장에서 업종에 따라 수요예측 결과의 희비가 갈리는 가운데, 식품 업종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국내 소비 부진을 해외 수요로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은 3000억원 모집에 1조3100억원의 주문을 끌어내며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식품업종 내에서도 재무 안정성과 실적을 겸비한 기업에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 펀더멘탈에 따라 성과는 엇갈리고 있다. 하림지주는 지난달 1.5년물(700억원 모집)에 880억원을 모았지만, 2년물(500억원 모집)에서는 400억원에 그쳐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기업들도 국내 소비 둔화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지만, 해외 수요가 이를 보완해주는 구조"라며 "재무건전성과 펀더멘탈이 뒷받침되는 기업이라면 건설 및 유통업종처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해태제과는 실적과 재무 구조가 양호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인 만큼 수요예측 결과도 긍정적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