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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리스크 관리 '시험대' 섰다
이규연 기자
2025.05.08 07:10:20
불완전판매 경고·의혹, 회계 오류 등 잇단 위험관리 문제 표면화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0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제공=한국투자증권)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내부통제에 실패하면서 김성환 대표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전부터 내부통제가 비교적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데다 김 대표가 신년사에서 리스크관리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종합투자계좌(IMA) 진출 뿐만 아니라 신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부터 불완전판매 경고·의혹과 회계 오류 등 리스크 관리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불완전판매의 경우 1건은 실제 문제가 확인돼 금융감독원에서 최근 한국투자증권에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통보한 상황이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사가 고객에게 상품의 위험도나 손실 가능성 등 필수사항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판매한 행위다. 펀드의 경우 투자원금이나 수익률 보장, 펀드 가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게 판매하는 행위 등도 해당된다.


금감원이 기관경고 제재를 한 불완전판매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2018~2020년에 사모펀드 5종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금감원은 이때 한국투자증권이 적합성 원칙과 실명 의무, 부당권유 금지 의무 등을 다수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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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완전판매된 사모펀드 판매금액은 882억원 규모에 이른다. 특히 영업점 직원이 투자자에게 중요 정보를 빠뜨리거나 왜곡해 설명하는 등의 '설명의무 위반' 관련 금액이 836억원 규모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회사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에서 개발 및 운용한 '벨기에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이하 벨기에 펀드)와 관련해서도 불완전판매 논란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펀드 상품의 주요 판매채널 역할을 맡았다.


벨기에 펀드는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한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2019년 6월 결성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부동산 가치가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이 펀드의 기초자산인 빌딩도 펀드 만기 시점까지 매각되지 않았다. 


결국 선순위 대주들이 돈을 기한 내에 받지 못하자 빌딩 강제 처분에 들어가면서 벨기에 펀드는 지난해 말 투자금이 전액 손실 처리됐다. 전체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펀드 투자자 모임인 '벨기에 펀드 피해자 대책위원회'의 주장에 따르면 9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벨기에 펀드 투자자 대책위원회는 2월 말 금감원 앞 집회 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벨기에 펀드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벨기에 펀드 투자자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판매된 벨기에 펀드 투자금은 전체 펀드 투자금의 66.7%에 이른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사업보고서를 한꺼번에 정정 공시하기도 했다. 회계 오류로 영업수익(매출액) 등이 전 6조원 가까이 과대 계상(계산하여 올린다는 뜻)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기 때문이다. 


오류 정정으로 한국투자증권의 2019~2023년 영업수익은 기존보다 전체 5조7331억원 줄어들었고 영업비용은 그만큼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업수익 항목인 외환거래 이익과 영업비용 항목인 외환거래 손실을 상계하는 과정에서 손익계산서를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의 회계 오류 문제에 관해 회계 심사에 착수했다. 만약 금감원이 이번 회계 심사에서 한국투자증권의 회계 오류와 관련해 중과실 또는 고의를 인정한다면 강제성 있는 감리 조사로 바뀌게 된다. 감리 조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오면 한국투자증권은 금감원의 제재를 받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내부통제, 즉 리스크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본사 혹은 금감원 등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715건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증권사 10곳의 평균 건수 169건을 훨씬 웃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1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투자증권)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리스크 범위가 넓어지고 형태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360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모든 각도에서 리스크를 분석하면서 잠재된 리스크까지 커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을 향한 리스크관리 지적이 잇따르면서 김 대표의 이 같은 다짐도 빛이 바래고 있다. 나아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IMA 사업자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여기에 리스크 관리 문제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IMA 사업자는 원금 지급 의무를 지키는 조건으로 투자자가 맡긴 예탁금을 기업에 빌려주거나 회사채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이렇게 자금을 운용해 얻은 이익을 나중에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IMA 사업자 조건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 9조2660억원을 기록해 이 조건을 맞췄다. 그러나 IMA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만큼 정부의 심사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이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이나 IB(기업금융) 실적 등을 고려하면 IMA 첫 사업자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도 "리스크관리 문제가 심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꾸준하게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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