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국내 문구기업 모나미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평가가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진한 ESG등급이 향후 자회사인 모나미코스메틱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사업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모나미는 작년 ESG 평가에서 통합 'D'등급(매우취약)을 받아들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환경 'D'등급, 사회 'C'등급, 지배구조 'D'등급을 기록했다. D등급은 ESG등급 가운데 최하위 등급으로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체제 개선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모나미는 2022년부터 작년까지 ESG 통합등급이 계속 D(매우취약)에 머무르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모나미는 환경부문에서 3년 내내 줄곧 D등급을 받았다. 친환경 제품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음은 물론 환경 관련 정보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회부문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과 지난해 모두 C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회사는 ▲지속가능한소비 ▲지역사회 참여 및 개발 ▲이해관계자소통 ▲공정운영 관행 등의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활동이 전무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배구조 부문이다. 모나미는 2022년 D등급에서 2023년 C등급으로 한 계단 상승했으나 작년에 다시 D등급으로 떨어졌다. 한국ESG기준원도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 위험도를 '높음'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의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부족으로 분석된다. 현재 모나미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절반이 오너일가다. 특히 송하경 모나미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이사회의 경영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의 선임 과정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별도의 선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가 직접 임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모나미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모나미의 낮은 ESG등급이 최근 추진 중인 글로벌 진출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시장에서 사업 투자나 수출을 할 때 ESG지표가 외부자금 조달과 파트너사 선정 등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모나미는 올해 화장품 주문자위탁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자회사인 모나미코스메틱을 내세워 글로벌시장 공략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모나미코스메틱의 국내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자 K뷰티의 수요가 높은 해외로 눈을 돌려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호주 뷰티기업 등과 OEM·ODM 계약 체결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물론 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도 ESG등급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지배구조개선과 함께 ESG 위원회 등 관련 전담부서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글로벌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는 만큼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 ESG부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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