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문구기업 모나미가 강화된 상장 요건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주력인 문구사업 침체와 함께 소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상장폐지가 현실화되면 지분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액주주의 막심한 피해가 예상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회사 측의 적극적인 주가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주식시장 내 저성과기업의 적시 퇴출을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국내 증시 전반의 밸류업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2026년 200억원, 2027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시가총액(시총) 충족요건을 상향할 예정이다.
이달 25일 종가 기준 모나미의 시가총액은 393억원 수준이다. 작년 1월2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588억원 대비 1년 만에 33.16% 내려앉았다. 이는 이 회사의 주가가 같은 기간 주당 3115원에서 2060원으로 33.9% 급감한 영향이다.
모나미 시총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이유는 본업인 문구사업 부진과 소극적인 주주환원책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문구시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인해 책이나 볼펜 등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저렴한 중국산 필기구의 유입으로 시장은 더욱 침체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구조적 요인으로 모나미의 외형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을 살펴보면 2022년 1495억원에서 2023년 1415억원으로 5.35% 감소했다. 작년 매출은 1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더 쪼그라들었다.
주가 방어를 위한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부분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유일한 주주환원책인 배당 규모까지 줄이고 있는 추세다. 배당 재원인 순이익 감소 탓이다. 회사의 순이익은 2021년 157억원에서 이듬해 33억원으로 대폭 감소했고 2023년에는 57억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작년에도 53억원의 순적자를 냈다.
결국 회사는 배당 규모를 줄이는 선택을 했다. 이 회사의 주당 배당액은 2021년 100원에서 이듬해 70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엔 5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당총액도 2021년 19억원에서 이듬해 13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엔 전년 대비 30.77% 감소한 9억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모나미가 향후 코스피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주가 부양과 실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모나미 주주구성을 보면 특수관계인 28.2%, 소액주주 70.57%로 소액주주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모나미가 3년 안에 시가총액 500억원을 넘지 못해 상장폐지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이 떠안게 될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나미의 경우 매출을 증대하거나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해 기업가치 높이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단기간에 극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최후의 수단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사안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관련법규 개정 및 적용 시기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인력운영과 적자를 내고 있는 영업채널을 축소해 비즈니스 구조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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