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올해 구체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고가 넘치는 상황에서 제품의 가격까지 내려가고 있어 가격 방어를 위해 가동률 제한 등의 감산 정책을 펼쳤지만, 반등을 위해선 추가적인 타개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강현 대표는 지난해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려 했지만, 노동조합과의 협의에 따라 일부 운영하기로 하는 등 아직 감산 외 구체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강현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동률을 줄이는 방식으로 감산 정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인천공장의 전기로 설비를 보수하며 비가동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당진제철소 전기로 제강 설비 보수를 진행하는 등 감산을 실행했다.
현대제철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감산에 나선 건 불황을 이겨나갈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 침체로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중국산 철강재의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격 역시 하락했다. 이에 현대제철의 수익성 역시 악화된 상태다.
실제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까지 17조6135억원의 매출과 20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80% 감소한 수치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수요 둔화에 대한 대응으로 전기로 가동률 조정을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최근에는 형강 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포항 2공장 가동률 조절도 진행함에 따라 전기로 사업 전반의 고정비 부담이 다시 완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감산 외 다른 구조조정도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저가 제품의 판매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현대제철은 사업성 악화로 2015년 인천 주강공장의 드릴머신, 열처리기, 믹서기 등 설비를 매각한 가운데 2020년 당진제철소에서 저가 제품 위주로 생산하던 전기로 열연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서강현 대표가 올해 어떤 구조조정을 실행할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부터 강구한 사업 구조조정이 2025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강현 대표도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폐쇄 대신 기존 4조 2교대 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전환했다. 상생 협력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지난해 삼일PwC에 자회사를 비롯한 전 사업 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 진단을 맡겼다. 현대스틸파이프 등 주요 자회사 등이 투자 유치 수단이나 매각 검토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스틸파이프는 현대제철이 강관사업 분리를 위해 2024년 출범시킨 회사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미국 내 강관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대스틸파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현대제철도 과거 환경 변수로 무산됐던 구조조정을 최근 다시 검토한 상황이다.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현대제철의 재무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강현 대표는 현대제철이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을 언급한 2020년 당시 현대제철의 재경본부장을 역임한 데다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맡은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서강현 대표가 올해 구조조정을 결심한다면 자회사 및 공장 매각과 함께 저가 제품 위주의 설비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빠르게 조정될 전망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지난해 당진제철소 전기로 설비를 정리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방식으로 변화에 나섰다고 알려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항 2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떨어져서 폐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노동조합과의 상생 협력 차원에서 최소한의 가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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