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드림시큐리티'가 최근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의결권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림시큐리티 자사주를 인수한 대상이 증손회사(디지캡)라는 점에서 향후 의사결정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에 계열사 간 또 다른 자사주 매매를 통해 지배력까지 확대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드림시큐리티의 자사주 활용법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림시큐리티는 최근 자사주 50만주를 17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드림시큐리티 상장주식수 대비 0.99% 수준이다.
이번 자사주 매각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건 매입자다. 매입자인 디지캡은 드림시큐리티의 증손회사다. 앞서 드림시큐리티 손자회사인 한국렌탈이 지난해 4월 디지캡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국렌탈은 드림시큐리티의 자회사인 인베스트드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를 디지캡에 매각하면서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디지캡이 드림시큐리티의 주요 계열사라는 점에서 향후 드림시큐리티 의사결정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드림시큐리티 측은 이번 자사주 매각에 대해 의결권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언급하지 않았다. 중장기 경영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각은 지배력 등을 고려했다기 보다 중장기적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경영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드림시큐리티의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현금 확보를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드림시큐리티의 현금성자산은 85억원가량인 반면 유동차입금 규모는 261억원이다. 대부분 이자율이 5~6%대로 높은 신용대출이다. 여기에 1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드림시큐리티가 지난해 10월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점에서 당장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번 매각을 선택했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드림시큐리티는 미래에셋증권과 신탁계약을 맺고 지난해 10월10일부터 24일까지 자사주 90만2920주(총매입가 13억1533만원)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디지캡이 드림디엔에스에 자사주 32만4480주를 매각했다는 것이다. 디지캡은 이와 동시에 드림시큐리티 자사주 50만주를 사들였다. 결국 디지캡이 드림디엔에스에 자사주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약 7억6000만원)을 드림시큐리티 자사주 매입대금으로 활용했다는 얘기가 된다. 즉 드림디엔에스 자금이 디지캡을 거쳐 드림시큐리티로 흘러간 셈이다.
드림디엔에스는 드림시큐리티가 지분 50.09%, 나머지 49.99%는 드림시큐리티의 완전자회사인 시드코어가 쥐고 있다. 결과적으로 드림시큐리티는 계열사 간 자사주 매매를 통해 지배력과 자사 의결권을 동시에 강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드림시큐리티의 자사주 활용법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기준 드림시큐리티는 자사주 324만5160주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드림시큐리티 측은 추후 자사주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향후 자사주 매각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드림시큐리티 보안∙인증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보보안 솔루션, 개인정보 보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단일 솔루션 또는 다양한 솔루션을 패키지로 묶어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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