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KCC가 미국 실리콘 지주사 MOM홀딩컴퍼니에 5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MOM홀딩컴퍼니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그 종속기업의 채무상환을 지원하는 것이다. KCC가 올해 들어 글로벌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의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한 계기로 사업 시너지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확충으로 누적된 재무부담을 덜어내고 차입금 상환을 통한 이자비용 감소 효과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MOM홀딩컴퍼니(MOM)의 주식 3만5324주를 5579억원에 취득할 계획이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이달 26일이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최종적으로 MOM의 종속회사 모멘티브(MPM·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에 흘러 들어가 전액 채무 상환에 쓰인다.
KCC가 MOM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은 2021년 1월 이후 3년 11개월 만이다. MOM는 2019년 KCC가 미국 실리콘 제조사 모멘티브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후 2021년 그룹 내 실리콘 사업을 모멘티브와 합쳐 MOM 밑으로 수직계열화했다. 올 5월에는 모멘티브 잔여지분 40%를 가진 엠오엠제1호사모투자로부터 모두 넘겨 받으며 100% 완전 자회사가 됐다.
잔여지분을 모두 사들인 KCC가 곧이어 모멘티브 지주사 MOM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재무구조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 MOM은 유상증자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부채비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또 이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KCC 매출에서 MOM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절대적이다. KCC가 모멘티브 인수로 실리콘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만큼 MOM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KCC의 중장기 사업 성장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따라 MOM의 자본총계는 3분기 기준 2870억원에서 8449억원으로 증가한다. 반면 부채총계는 종전 3조8442억원에서 3조2863억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부채비율은 1339.4%에서 388.9%로 크게 하락하게 된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수익성 악화다. MOM은 3분기 누적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1931억원으로 적자를 지속 중이다. 전년 동기 2121억원 순손실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업황 침체의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KCC는 내년부터 모멘티브 지분 인수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간 사업 교류 활성화로 구조개편 및 시너지가 확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우려되지만 현지 부양정책으로 제조업 수요가 증가하면 실리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KCC 의견이다.
KCC 관계자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선점 및 비중 확대를 노릴 것"이라며 "친환경 규제가 강화함에 따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져 실리콘 제품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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