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교보자산신탁이 5분기 연속 순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된 가운데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2곳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신탁계정대 대출채권 800억원을 현금으로 유동화했고, 은행 대출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억원을 차입했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모기업인 교보생명보험을 통한 유상증자로 1500억원을 확충했지만, 올해는 자체적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 수원·인천 사업장 신탁계정대 800억원 유동화…"양호한 분양률"
22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은 최근 2곳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에 투입된 신탁계정대 800억원을 유동화했다. GS건설 수원 영통 공동주택 개발사업의 관리형 토지신탁사업과 인천 청라지구 IHP 첨단산업용지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등이다.
교보자산신탁은 두 사업장의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8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대출 만기는 내년 11월까지로, 대출금은 ▲트렌치A 500억원 ▲트렌치B 300억원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담보로 잡힌 대출채권은 교보자산신탁이 이전에 두 사업장에 투입했던 신탁계정대로 설정돼 있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이다. 이를 추후 회수하지 못하면 신탁사의 손실이 된다.
교보자산신탁은 두 사업장의 신탁계정대를 유동화함으로써 두 프로젝트가 만료되기도 전에 신탁계정대를 회수한 셈이다. 통상 프로젝트가 끝나면 신탁사가 해당 사업의 신탁계정대를 회수한다. 프로젝트 완료 시기는 각각 수원 영통 공동주택 개발사업이 2027년 3월, 인천 청라지구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은 내년 3월이다.
두 사업장의 분양 성공도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유동화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두 사업장이 높은 분양률을 기록해 이로 인한 수익이 보장돼 있어, 이후 대출채권을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수원 영동 공동주택은 지난 2월 분양 완판을 기록했다. 인천 청라 지식산업센터 사업장의 경우는 분양률이 약 55%로, 선순위 대출금 회수가 가능한 정도다.
◆ 신규 수주 줄고 부실사업장 늘어…실적·재무건전성 악화
교보자산신탁이 현금 확보에 나선 이유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발생한 부실사업장 손실비용이 늘면서 보유 현금이 줄어서다. 교보자산신탁은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려갔는데, 이로 인해 현금 및 예치금이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은 신탁사가 사업에서 나는 손실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설정한 충당금이다.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일부 사업장에서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손충당금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실제 교보자산신탁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1분기 251억원에서 2분기 364억원, 3분기 619억원, 4분기 102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도 대손충당금은 1분기 1557억원, 2분기 2309억원, 3분기 312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현금 및 예치금은 줄었다. 올해 3분기 현금 및 예치금은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686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교보자산신탁은 신규 수주 감소로 실적도 악화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 7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9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뒤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수주액이 줄면서 이익창출력이 저하돼서다. 실제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가량 줄어 수익 창출력이 약화됐다. 올해 신규 수주액은 총 45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더 줄었다.
이에 교보자산신탁은 최근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1000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19일 500억원씩 두 차례에 걸쳐 일반 자금 대출을 진행했다. 교보자산신탁은 차입 목적을 "유동성 자원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신탁계정대 유동화 ▲은행 대출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모기업인 교보생명보험으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이번에 현금 유동화를 한 두 곳의 사업장은 수익성이 보장돼 있어 신탁계정대를 선제적으로 유동화해도 괜찮다고 판단했다"며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후 필요 시 유상증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