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대한조선이 내년 하반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목표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데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상장시 기업가치가 최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대한조선은 기대 중이다. 다만 시장에선 한·중간 발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대한조선이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지가 흥행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조선은 자사 기업가치를 최소 1조원대로 예측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턴어라운드한 점을 근거로 앞으로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매출 8164억원, 영업이익 3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6937억원에서 1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종전 33억원에서 359억원으로 11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104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8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조선업 호황으로 수주잔고(남은 일감)가 늘면서 선가 협상력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 실적 개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한조선은 8월 말 기준으로 총 30척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수주액으로 따지면 26억달러(3조6000억원)에 달한다. 향후 3년치 일감이다. 통상 2년치 일감을 확보하면 조선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적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넉넉한 일감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나가는데 동력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대한조선은 보유한 일감과 신조선 영업을 바탕으로 올해 연 매출을 1조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27년까지 더 높은 수준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는 조선업 호황 기조 속에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 이상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조선의 상장 의지는 2022년 새 주인이 된 KHI컨소시엄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KHI는 2000억원을 들여 지분 95%를 확보해 대한조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조선업이 장기 불황을 끝내고 비로소 호황기에 접어들어 상장을 하루라도 빨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과제도 안고 있다. 대한조선의 실적 안정성과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지가 중요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순자산)는 1715억원이다. 조선사의 기업가치 측정방식은 통상 PBR(주가순자산비율)로 기업가치 1조원 평가를 위해 PBR 5.8배를 받아야 한다. 앞서 2021년 HD현대중공업은 상장 당시 1.12배의 PBR 배수를 적용했다. 기업의 매출 규모, 수주량 등을 고려하면 대한조선이 HD현대중공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만큼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중국의 저가공세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선가를 제시하는 탓에 신조선 발주물량 대부분이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의 21.5%를 가져온 반면 중국은 66%를 챙겼다. 당장은 일감을 확보했으나 장기적으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본원적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의 도크가 상당수 대한조선의 주력 선종으로 채워지고 있다"며 "대한조선이 2~3년 후가 아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미래성장 동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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