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하이브 산하 게임 자회사 하이브IM이 업황 부진 속에서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1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며 47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 시장에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게임을 점찍고 힘을 싣겠다고 공언한 부분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IM은 지난달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98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해당 유상증자에는 미국 투자사 메이커스펀드(메이커스펀드 VCC-펀드3·벤처3)를 비롯해 국내 투자사인 IMM인베스트먼트, 모회사 하이브가 참여했고, 이에 따른 신주 7만6924주가 발행된다. 신주 물량을 기준으로 하이브IM의 보통주 가치를 산정하면 1주당 142만7712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삼아 구주 25만주에 신주 7만주를 더한 기업가치는 4668억원으로 평가된다.
사실 하이브IM의 투자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2022년 4월 유상증자룰 통해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발행주식수가 20만주임을 감안하면 보통주 1주당 5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 9월 하이브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제1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전환권 행사 시 발행되는 주식수가 5만주인 것을 고려하면 1주당 가치가 100만원으로 20배나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게임 업황 부진 속에서도 하이브IM이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다는 점이다. 실제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더블유게임즈, 넥슨게임즈, NHN, 컴투스 등 증시에 상장된 10개 게임사로 구성된 'KRX 게임 TOP 10 지수'을 보면 하이브IM이 초기 투자를 받은 2022년 4월 1136.98에 달했으나 지난달에는 473.77포인트 하락한 663.21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하이브 2.0 사업전략 덕에 하이브IM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는 반응도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이브 2.0은 기존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으로 구성됐던 3대 사업 영역을 음악, 플랫폼, 테크 기반 미래 성장사업으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이중 게임은 오디오 및 보이스 기술, 인공지능(AI)와 함께 테크 기반 미래 성장사업의 주요 축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IM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것은 브랜드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모회사인 하이브라는 네임 밸류에이션과 시너지 덕분에 신생 개발사임에도 다른 경쟁사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카카오게임즈, 2021년 9000억원의 밸류 평가를 받았던 라인게임즈 등 브랜드를 보유한 게임사와 비교하면 하이브IM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IM 관계자는 "설립 당시부터 회사는 퍼블리싱, 자체 개발 중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투트랙 전략을 통해 균형 잡힌 성장을 목표로 해왔다"며 "게임을 독자적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콘텐츠 간 융합을 만들어낼 혁신 기술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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