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미시간벤처캐피탈이 올해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계정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분야의 자펀드를 출범했다. 모태펀드 수시출자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지 2개월 만으로 조합 조기 결성에 성공한 셈이다. 회사는 이번 펀드를 활용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내세워 수익을 극대화하는 벤처기업들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지난 28일 결성총회를 열고 '미시간글로벌메타버스투자조합'을 발족했다. 약정총액은 500억원으로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지난 6월 '모태펀드(과기정통부) 2024년 3월 수시 출자사업'에서 메타버스 분야 GP로 뽑히면서 이번 펀드 결성의 기회를 얻었다. 당초 출자사업 계획 공고에 따른 조합 결성시한은 최종 선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였다.
주요 앵커 유한책임출자자(LP)는 모태펀드로 30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다수의 콘텐츠 기업들로 이뤄진 민간 LP들로부터 조달했다.
메타버스 분야의 주목적 투자 대상은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가상융합기술(XR) ▲인공지능(AI) ▲데이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등)로 주력 사업을 꾸리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이다. 펀드 운용사는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 경험이나 설비투자 실적이 있는 회사 또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콘텐츠기업에 약정총액 60% 이상의 자금을 대야 한다.
또한 사업영역 및 규모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분야와 해외진출분야에 약정총액의 4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M&A 부문의 경우 인수기업 또는 피인수기업이 메타버스를 다루는 중소·벤처기업이어야 주목적 투자로 인정한다.
회사는 투자 대상을 고를 때 범위를 넓게 설정하고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시간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연관된 기술이라고 하면 흔히들 '제페토(Zepeto)' 등과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떠올리곤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애플이 비전 프로를 출시한 이후로 XR이나 증강현실(AR) 관련 기업들이 상장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비롯해 인프라(기반시설) 관련 기술을 지닌 기업들 모두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특히 보유 기술을 수익화하는 데 힘쓰는 중소·벤처기업들을 눈여겨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사의 강점인 문화콘텐츠 투자 역량도 살려 메타버스와의 교집합을 적절히 찾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미시간글로벌메타버스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는 박기덕 파트너가 맡는다. 박 파트너는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IB업계에 입문했다. 삼일회계법인, 메릴린치 등을 거치며 투자 경력을 쌓았고 미시간벤처캐피탈에는 2012년합류했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광고·영화 제작사 '써티세븐스디그리(37thDegree)', 대체육 전문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 등이다. 핵심운용인력에는 조일형 대표이사와 권태형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메타버스 펀드를 새롭게 결성하면서 미시간벤처캐피탈의 운용자산(AUM)은 기존 2094억원에서 2594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 기준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벤처투자조합은 총 9개다.
구체적으로 ▲미시간팬아시아콘텐츠투자조합(350억원) ▲미시간글로벌파이어니어투자조합(250억원) ▲미시간글로벌소셜임팩트투자조합(125억원) ▲미시간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7호(190억원) ▲미시간아시아이노베이션투자조합(40억4000만원) ▲미시간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5호(280억원) ▲미시간아시아문화중심도시육성투자조합(333억원) ▲미시간한국영화메인투자조합(300억원) ▲미시간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 6호(226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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