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롯데카드가 1분기에 이어 상반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냈다. 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선 만큼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지만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전까지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6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3067억원)와 비교해 79.5% 급감한 수치다. 8개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규모면에서도 하나카드(1166억원), 우리카드(838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감소세가 두드러진 요인에는 지난해 롯데카드의 실적에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점도 있다. 당시 롯데카드는 지분 100%를 지난 로카모빌리티와 산하 마이비 지분(4.8%)을 매각하면서 1988억원의 영업이익이 실적에 반영됐다.
하지만 이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상반기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매각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전년동기대비 순이익 감소율은 40%를 웃돈다. 여기에 자회사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의 실적 부진이 이어진 점도 악재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12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46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했다. 수익성 확대를 위해 취급액을 늘리면서 카드수익이 확대됐다.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취급액(국내회원 대상·체크카드 제외)은 53억9946억원으로 전년동기(49조2530억원) 대비 9.6% 늘었다.
상반기 자산총계도 23조8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1조6973억원 대비 10.1% 증가했다. 신용판매와 대출사업을 확대하며 외형 성장에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더 가파르게 늘어난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카드의 상반기 영업비용은 1조39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2% 증가했다. 특히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이 크게 늘었다. 상반기 금융비용은 35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5% 증가했다. 롯데카드가 다른 카드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AA-) 역시 비용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우려가 이어졌던 연체율은 다소 하락했다.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의 연체율은 1.80%로 1분기 1.94%에서 0.14%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1.36% 대비로는 0.4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는 올해 연말까지 연체율을 2% 아래 수준이 유지되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이전까지 지속해온 비용조달 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 행보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카드는 올해에만 총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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