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액토즈소프트가 본 '미르의 전설(이하 미르)' 지식재산권(IP)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 회사는 미르 IP를 외부에 빌려준 대가로 연평균 416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반면, 전체 무형자산 가치를 4억원 안팎으로 책정하고 있다. 시장에선 무형자산 규모가 미미한 배경으로 이 회사가 로열티 사업 외 별다른 개발 활동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 중이다.
액토즈소프트의 총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3582억원으로 전년 3171억원 대비 13.0% 증가했다. 자산 상당 부분인 2623억원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다. 반면 시설장치, 비품 등 유형자산과 사무실 숙소 등 사용권자산은 52억원,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은 4억1200만원이다.
눈에 띄는 점은 액토즈소프트가 회계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무형자산 규모다. 이 회사는 라테일 등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사업과 미르 IP 등을 활용한 로열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유통 및 개발사인데 무형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르 IP를 활용한 로열티 사업으로 최근 3년(2021~2023년) 간 평균 4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무형자산 규모가 미미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무형자산은 오히려 전년 4억5900만원 대비 10.2% 줄었다.
액토즈소프트의 무형자산을 보면 이 회사가 취득한 특허·저작권과 관련된 산업재산권은 0원으로 전액 감가상각 됐다. 개발 등을 위해 취득한 라이센스 등 기타의 무형자산은 2억8300만원으로 전년 3억2800만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콘도회원권만 1억2900만원으로 취득원가를 유지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가 무형자산 규모를 낮게 인식하는 배경으로 게임 및 콘텐츠의 가치를 명확하게 평가하기 쉽지 않은 점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액토즈소프트와 같이 미르 IP를 개발, 유통하고 있는 위메이드도 지난해 총자산 1조4177억원 가운데 무형자산으로 1696억원을 인식하고 있다. 무형자산 중 686억원의 디지털자산 가치를 제외한 산업재산권, 영업권, 기타의 무형자산 등 규모는 1010억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다만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보다 IP 가치를 보수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미르뿐만 아니라 이카루스, 나이트 크로우 등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정량적인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액토즈소프트의 무형자산 규모가 터무니 없이 적다. 이는 미르 관련 IP를 유통하는 전문 자회사 진전기(액토즈소프트), 전기아이피(위메이드)가 각각 인식한 무형자산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진전기의 무형자산은 지난해 650만원인 반면 전기아이피의 무형자산은 같은 기간 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업계에선 액토즈소프트가 게임 IP를 활용한 신작 개발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 무형자산의 가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가 미르 IP를 외부 개발사에 빌려주는 대가로 로열티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미르 IP를 계승하는 신작 등 개발활동은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위메이드는 원작의 세계관을 계승하는 미르4, 미르M 등 다양한 신작을 출시했다.
실제 액토즈소프트가 활용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무형자산의 가치는 관련된 IP를 취득할 때 발생한 지출금액의 합산으로 인식한다.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는 경우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의 미래경제적효익 창출방법 등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연구·개발 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의 합을 무형자산의 원가로 인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업계에서 통상 게임 콘텐츠를 지식재산권으로 평가하지만 이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르 IP 개발과 관련해서는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가 과거 액토즈소프트에서 미르를 개발하고 난 이후 소스 대부분을 가지고 가셨고 액토즈소프트는 IP에 대한 지분을 절반만 갖고 있기 때문에 계약을 통한 IP 사업만 하고 있다"면서도 "라테일과 같이 (미르 이외 IP에 대한) 자체 개발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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