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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만 남은 사전청약 시장
박성준 차장
2024.07.17 07:00:26
내집마련 사전청약 당첨자, 취소통보에도 구제법 없어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1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5일 3기 신도시 최초 사전청약 단지인 인천계양 주택건설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 (제공=LH)

[박성준 차장] 우리나라 국민들의 내집 마련은 대개 청약제도를 통해 이뤄진다. 다양한 주택 공급방식이 있지만 청약을 통해 당첨되면 새 아파트의 계약을 하고 입주를 한다.


지난 1977년 첫 시행된 주택청약제도는 당시 서울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고 지금까지 제도가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제도가 꾸준히 보완·정비되면서 오랜기간 유지된 것은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당첨된 사람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할 수 있고, 공급자인 시행사나 건설사 입장에서도 분양이 수월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 프로젝트 추진이 원활했다. 주택이 건설되는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반영돼 자산 가치도 우상향하니 어떤 사람들도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약시장의 희망고문만 당한 채 결국엔 자가 마련을 실패한 사람들의 불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도 너무 가파르게 오르자 청약을 통한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자산격차도 벌어졌다. 정부는 사람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계속 규제 중심으로 정책을 손 볼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 부작용은 점차 커지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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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제도적 한계로 시행이 중단됐지만, 최근 문제가 된 사전청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전청약제도는 공공택지 등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을 본 청약 1~2년 전에 조기 공급하는 제도다. 기본적으로 주택공급의 안정성을 거들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에서도 청약대기 수요를 해소하려는 좋은 의도로 추진했다.


하지만 취지가 좋더라도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행사가 사업수지를 맞추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졌다.


수년 전 시세로 분양가를 산정한다면 사업수지가 맞지 않으니 시공을 맡을 건설사를 구하기 쉽지 않다. 대체로 경기도 외곽의 공공택지에서 계획된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를 높이기도 불가능하다. 손해를 보면서 공사에 나설 건설사는 없다.


이 때문에 경기도 파주와 동탄 등지에서 시행사의 사전청약 취소 통보가 잇따르고 있다. 청약 당첨자들은 일방적 취소에 분통을 터뜨리지만 구제법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시공사를 구하더라도 급등한 공사비의 추가 분담금을 요구할 여지가 크다. 이러한 분쟁 때문에 공사의 지연은 불 보듯 뻔하다. 서로의 비용을 떠넘기기 위해 시행사, 건설사, 수분양자 모두 다툼이 반복되고 결국 손해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아예 사업 취소가 모두에게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시행사 입장에서도 이번 사업포기가 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다. 시행사도 사전청약을 취소하고 프로젝트를 포기하면 수백억원의 토지비 계약금을 날리게 된다. 


사실 사전청약제도의 파국은 어느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 아무리 제도를 개발하고 비틀어봐야 부동산이란 자원이 한정적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신규 공급을 늘려야 집값을 조금은 진정시킬 수 있다.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수익이 보장되거나 이해관계에 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지금은 누구도 만족하기 힘든 환경이다.


정부도 뒤늦게 다양한 대책을 꺼내들고 있지만 미봉책일 뿐이다.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의 중복청약 제한을 없애는 쪽으로 검토 중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사전청약으로 시간을 날린 당첨자들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이번 사전청약 취소 사태로 심리에 기댄 부동산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희망고문의 결말로 남은 것은 공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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