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아이에스동서가 지난달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단기차입금 한도를 대폭 늘렸다. 신규 사업의 자금 공급이나 준비 중인 개발 프로젝트의 추가 자금수요가 아닌 향후 경·공매 우량 자산의 취득을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부동산PF(프로제트파이낸싱) 사업성 평가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부실평가를 받은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을 대비한 실탄 마련인 셈이다.
2일 아이에스동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단기차입금 한도를 1300억원 늘리도록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아이에스동서의 기존 단기차입금 총액은 5354억원이다. 단기차입금 구성을 살펴보면 ▲기업어음 400억원 ▲금융기관 차입 4094억원 ▲당좌차월한도(당좌예금 한도액을 초과해 발행한 어음‧수표) 40억원 ▲사모사채(만기 1년이하) 82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이번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은 한도만 늘려놓았을 뿐 실제로 대출을 실행하진 않았다. 만약 대출을 실행하게 되면 금융기관 차입 부문에서 1300억원이 증가돼 5394억원으로 기록된다. 전체 단기차입금은 6654억원까지 늘어난다.
이번 단기차입금 증가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규 부동산 프로젝트의 자금 수혈 혹은 미래 성장동력인 폐배터리 공장의 시설 증대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모두 일축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이번 차입금 한도 증액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 과정에서 좋은 매물이 경·공매 등으로 나오면 취득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자산 인수는 결국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유동성을 마련해두는 차원에서 차입금 한도를 늘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당국도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현재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5일까지 금융회사들로부터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 결과를 제출받아 사업장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향후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 받은 사업장은 자율매각을 추진하고, 부실우려가 큰 사업장은 경·공매를 통한 매각도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와 재구조화 계획의 제출이 모두 끝난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경·공매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에스동서가 이번에 증액한 단기차입금 한도 1300억원이 현재 재무상태를 살펴볼 때 무리한 금액은 아니다. 이는 아이에스동서의 지난해 자본총계(순자본) 1조7722억원의 7.3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3월말 기준 아이에스동서의 순차입금은 787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부채비율 138.9%, 차입금의존도 35.8%로 재무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자체사업의 진행에 따른 현금창출력과 지난해 보유 선박을 매각해 537억원의 현금이 유입돼 순차입금은 축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1조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787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를 감안해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으며 신사업도 순차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당장 사업에 투입하는 대출이 아닌 차입금 한도만 늘려놨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에스동서는 부산 용호동과 대구 경산중산지구에서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 모두 상당한 자금 수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토지 매입 후 본격적인 사업단계에는 진입하지 않아 이번 차입금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금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폐배터리 사업도 우선은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사업의 원재료 조달(인선모터스)부터 전처리(비엠솔루션)와 후처리(티엠씨)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미 완성했고, 관련 공장들도 최근에 모두 준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폐배터리 사업의 운영자금은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상당 수준 공급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이 바탕이 돼야 본격적인 수익이 예상되는 만큼 당장은 큰 자금소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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