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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리스크 벗고 오너경영 전면에
이세정 기자
2024.06.19 06:30:22
①대표와 동등한 '사장', 사내이사로 경영참여…"이사회-경영진 상호견제"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5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물류 계열사인 한진은 오너3세 막내인 조현민 사장의 몫이 된 분위기다. 마케팅 전문가인 조 사장은 한때 항공 계열사를 물려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국 한진에 정착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진 이사회에 합류하며 공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초반 성과는 긍정적이다. 한진의 지배구조 등급은 강화됐으며, 조 사장이 비(非)마케팅 역량을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신사업도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재무구조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에 딜사이트는 조현민 체제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진그룹 오너 3세인 조현민 사장이 물류회사인 ㈜한진 등기임원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공식적으로 나선 지 1년이 흘렀다. 한진은 조 사장이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 중인 만큼 오너경영 체제를 구축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 우려하던 지배구조 이슈는 완전히 해소된 모습이다. 조 사장의 이사회 합류에도 한진의 지배구조 등급은 오히려 상향됐기 때문이다.


◆ 작년 주총서 한진 사내이사 선임…항공 계열사 경영 배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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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막내딸인 조 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한진의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조 사장이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중심의 항공사가 아닌 B2B(기업간거래) 중심의 물류 계열사로 넘어간 배경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자리 잡고 있다.


오너가 장남인 조원태 회장은 2020년 11월 국내 항공산업 재편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난에 봉착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 국책은행이자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모기업은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수 자금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한진칼 주요주주에 오른 산은을 우군으로 확보하게 됐고, KCGI 등 이른바 '3자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확실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


다만 산은이 아무 조건 없이 조 회장 편에 선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산은은 조 사장을 지주사 한진칼과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몇 차례 이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상황에서 오너가 경영권 방어에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는 비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더욱이 항공법상 국적 항공사에 외국인 등기임원이 재직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점도 조 사장의 경영 보폭을 좁히는 요인이었다.


◆ 2020년부터 한진 근무…2년 넘게 미등기임원 속도조절


조 사장은 2020년말 기준 ▲한진칼 마케팅 총괄(CMO) ▲한진 마케팅 총괄 ▲토파스여행정보 신사업 임원 ▲정석기업 부사장 총 4개 계열사 요직을 겸직 중이었다. 조 사장은 불가피하게 한진칼과 토파스여행정보 임원직을 내려놨지만, 대신 부사장 승진과 함께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CMO로 경영 보폭을 오히려 확장했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의 행보가 예고된 수순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비(非)항공 계열사 가운데 규모와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 사장이 이끌 만한 계열사는 사실상 한진 뿐이었기 때문이다. 정석기업의 경우 비상장사인 데다 연간 매출 규모도 4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승계처로는 부적합했다.


(왼쪽 다섯번째부터) 이상철 한국경영인증원 센터장 및 황은주 대표, 조현민 ㈜한진 사장 및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이 3일 규범준수 경영시스템 ISO 37301 인증과 관련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한진)

눈길을 끄는 부분은 조 사장이 곧바로 한진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초 한진은 2021년 3월 열리는 한진 정기주총에서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조 사장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려면,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에 소속돼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조 사장이 한진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한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조 사장은 2022년 1월 한진그룹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 노 대표와 동등한 직급으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게 되며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키웠다. 여기에 더해 기존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류경표 사장이 한진칼 대표이사로 영전하면서 공석이 발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2대주주인 골든오크인베스트 산하 HYK1호펀드의 견제와 조 사장의 초고속 승진에 대한 시장의 불편한 시선 등을 의식해 후일을 기약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기류 변화가 포착됐다. 조 사장이 연초부터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실천에 나섰기 때문이다. HYK1호펀드가 별다른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만큼 걸림돌도 없었던 만큼 한진은 실질적으로 조 사장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기업가치 훼손 이력 탓 우려 적잖아…지배구조 등급 상향 긍정적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한진 지배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기우에 그친 모습이다. 의결권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해 한진의 정기주총을 앞두고 2018년 '물컵 사건' 등 조 사장의 과거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이 같은 논란은 현재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이 지속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펼친 결과 우수한 성적표를 받고 있어서다. 예컨대 한국ESG기준원은 지난해 한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종합등급을 'A'로 평가했다. 전년 통합등급 'B+'보다 한 단계 상향됐는데, 지배구조 등급이 'B+'에서 'A'로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6.7%로, 전년과 동일했다. 같은 기간 매출 상위 500대 상장기업 중 해당 보고서를 제출한 214개 기업의 평균 준수율인 59%보다 높은 숫자다. 특히 올해부터 핵심지표 세부항목이 일부 변경되며 평균 이행률이 전년보다 7.3%포인트(p) 하락했다는 점은 집고 넘어갈 부분이다. 기존에는 ▲주주 관련 4개 ▲이사회 관련 6개 ▲감사기구 관련 5개 등 총 15개 항목이었으나, ▲주주 관련 5개 ▲이사회 관련 6개 ▲감사기구 관련 4개로 바뀌었다.


한진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이해관계자의 가치 제고, 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지배구조 헌장과 같은 제도와 장치로 이사회와 경영진 모두가 상호견제 및 균형을 갖춘 지배구조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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