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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그룹지배력 영향 주는 이혼소송에 촉각
김민기 기자
2023.11.22 07:40:19
지주사 지분 분할청구 담긴 2심 진행중...혼란스런 상황에서도 SK그룹 인사 안정보다는 변화에 '초첨'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6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9/ⓒ뉴스1
올해 재계 총수들의 '사법 리스크'가 정점으로 치닫으면서 기업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의 검찰 구형을 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세모녀 상속 재판을 진행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에 홍역을 앓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도 카카오의 'SM(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으로 검찰 송치됐다.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내년도 경영 구상을 앞둔 재계 입장에서는 재판 결과가 오너 일가의 경영권과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재계 안팎에서도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30여년 간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돼 참담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9일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강상욱 이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한 뒤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도 12일 노 관장을 겨냥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맞대응했다. 양 측의 진흙탕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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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는 내년 1월 11일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1심 선고 이후 13개월 만이다. 


◆ 지주사 SK㈜의 지분 분할 여부 촉각


최 회장은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했으나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이듬해 2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내고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50%인 1297만5472주의 절반 분할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의 이혼 청구는 기각했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중 50%는 인정하지 않았다. 자산 형성 과정에 노 관장이 기여한 부분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양 측은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SK그룹은 이번 소송이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이혼 소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주사 주식 분할이 걸려있어 소송 결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항소심에서는 재산분할과 위자료 액수만을 다투는 상황이다. 벌써 5년째 진행 중인 재판으로 그만큼 피로도도 크다. 


판사 주관이 크게 개입되는 재판이라 향후 항소심에서 지주사 SK㈜의 지분 분할이 이뤄질 경우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해 주로 해외에 머물고 있는 최 회장에게 이번 항소심과 관련된 여론전은 상당한 부담이다. 이혼 소송이다 보니 오너 일가의 사생활이 낱낱이 폭로되는 등 그룹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혼 소송은 곧 햇수로 6년째다. 특히 재산 형성 과정에서 배우자 기여도가 쟁점인 만큼 '선례'가 될 해당 판결에 국민들의 시선도 집중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 관장은 가사 소송에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는 일이 드문 상황에서도 지난 9일 법정에 나와 직접 기자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침울한 표정으로 "우리 가족과 가정 일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 끼친 것에 너무 죄송하고 민망하기 그지없다"며 "다만 바라는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최회장 측 변호인은 "불과 2일 전에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몰이식 언론플레이 자제하라'고 당부했는데도 노 관장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자회견과 인터뷰로 밝혔다"며 "법정에서 다투는 당사자 사이의 문제를 고의적으로 제3자에게 전가시켜 세간의 증오를 유도하려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2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한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최태원 '서든데스' 언급...인사 폭 클 수도


다음 달 초 진행되는 SK그룹 인사도 관심이다. 2017년 이후 유지돼 온 현 부회장단 체제에 변화를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에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SK스퀘어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네 명의 그룹 부회장들의 퇴진이 거론되고 있다. 뒤를 이어 SK그룹 사장들이 부회장 승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위기 상황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기존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구나 최 회장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의 경영환경 아래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서든데스'를 맞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이 현재의 경영 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위기 속 안정'을 강조했던 지난해 인사와 달리 올해는 인사폭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부회장 승진 인사 대상자들의 이름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최 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비즈니스 스토리를 잘 추진했다고 평가받는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유임 또는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이어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등이 부회장단 일부 교체 시 후임으로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SK의 경우 소송 쟁점에 보유 주식 분할도 포함된 만큼 결과에 따라 총수의 경영 활동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총수들이 내년 사업 계획을 치열하게 구상해야 하는 와중에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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