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현대차증권이 5년만에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주관실적 달성 기대감을 키운다. 현대차증권이 지난 2020년 상장을 맡았던 에이치엠씨제5호스팩은 레보메드와의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했다. 

올해 초 한주라이트메탈(옛 한주금속) 기업공개(IPO) 주관으로 회복한 주식발행시장(ECM) 내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에이치엠씨제5호스팩과 레보메드의 스팩 소멸합병을 위한 상장예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합병 비율과 합병가액은 각각 1대 0.3946330, 5068원이다. 발행 주식 수를 고려한 상장 시가총액은 635억원 수준이다. 합병 기일은 10월 24일이다.

레보메드는 지난 2009년 설립된 회사로 혈액·골수 등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키트와 세포재생 레이저 치료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58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을 거두며 비상장 바이오기업으로는 드물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주IB투자(10억원)와 타이거자산운용(30억원) 등이 투자했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현대차증권은 지난 2018년 본느(에이치엠씨제3호스팩) 이후 5년만에 스팩 합병 주관실적을 쌓는다. 현대차증권은 그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역에 집중, 스팩 상장·합병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증권사가 아니었다. 스팩도 지난 2010년 에이치엠씨아이비1호스팩 이후 현재까지 4개를 상장시키는 데 그쳤다.

1호 스팩은 2011년 자동차 부품 제조사 화신정공과 합병했고 2호는 공모과정에서 철회, 4호는 스팩 존속기한(상장 후 3년 내 합병) 만료로 올해 3월 상장폐지 됐다. 5호 스팩 역시 상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0년 8월 공모 규모 120억원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했으나 철회신고서를 제출했고 같은 해 12월 규모를 100억원으로 줄인 뒤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대차증권은 스팩 합병 실적뿐 아니라 쏠쏠한 전환사채(CB) 차익도 거둘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5호 스팩 상장 과정에서 CB 99만5000주(주당 1000원)를 취득했다. 합병 비율을 고려한 전환 가능 주식 수는 39만2660주다. 5호 스팩과 레보메드의 합병가액(5068원)을 고려하면 5배 이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올해 초 한주라이트메탈 IPO 주관으로 회복한 ECM 시장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도 주목할 요소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020년 명신산업 이후 3년만에 IPO 주관실적을 쌓은 상태다. 약점으로 지목받았던 트랙 레코드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만큼, 후속 딜(Deal) 수임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로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IPO 주관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스팩 상장·합병에 집중했지만, 현대차증권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ECM 사업 역량 강화에 공들이고 있어 이번 스팩 합병이 성공하면 추가 스팩 상장 등을 고려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