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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잃은 롯데免, 득일까 실일까
유범종 기자
2023.04.20 07:50:12
업계 "상징적 거점 이탈…매출·마케팅 직격탄 우려"
롯데免 "수천억 현금 비축…온라인투자 강화"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면세점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점. (출처=롯데면세점 홈페이지)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인천공항)에서 22년 만에 방을 빼게 됐다. 일각에선 이 회사가 상징성이 큰 인천공항을 잃은 만큼 장기적으로 매출과 마케팅 측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인천공항에 지불해왔던 수천억원의 임차료와 보증금 등을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및 해외사업 확장 재원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17일 공항면세점 일반사업권자로 신세계디에프와 호텔신라,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3개사를 복수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후속절차는 일반사업권에 해당하는 63개 매장에 대한 각 사의 분배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신규 사업자들은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입찰 결과에서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터줏대감이었던 롯데면세점의 이탈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1년부터 현재까지 22년 동안 단 한번도 입점을 놓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쟁면세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입찰가격을 써내면서 최종 탈락하게 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인천공항 입찰에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을 써냈다"며 "통상 공항면세점 임대료가 전체 매출의 40%를 넘지 않아야 간신히 손익분기(BEP)를 맞출 수 있는데 사실상 거의 마지노선의 금액을 써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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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사실 이번 입찰 결과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반응 일색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영노선이 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한창 몰릴 당시까지만 해도 다점포 전략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온라인 면세점의 확장과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며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몇 년의 실적 부진과도 무관치 않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만 해도 3503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지만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부터 수익은 급격히 고꾸라졌다. 2020년 220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선 이래 2021년 288억원, 작년에는 1395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불과 3년 사이에만 약 2000억원에 육박하는 누적적자를 쌓은 것이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롯데면세점은 결국 그간 펼쳐온 확장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과 함께 효율적인 조직으로의 체질개선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작년 코엑스점 철수와 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인력의 약 15% 수준을 잘라내는 고강도 인력감축을 단행한 부분 등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 실적 변동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공시)

다만 일각에선 롯데면세점의 체질개선 작업과 인천공항에서의 철수는 또 다른 문제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19 발발 직전 해인 2019년 매출 2조6000억원으로 전세계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하는 것만으로 매장 수와 브랜드 품목이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객에게 면세점을 알릴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면세점사업자 입장에서 공항면세점을 운영하면 명품브랜드 등과의 협상력에서도 큰 이점을 찾을 수 있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시내면세점보다 우위에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항면세점을 운영하지 않는 면세점사업자들과의 브랜드 차별력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사업자 선정은 종전의 5년 계약방식이 아닌 10년(5년+5년) 장기계약이다. 향후 국내 관광산업 회복과 궤를 함께해 인천공항 면세점들이 높은 수익을 창출해도 기존 사업자 중 이탈이 발생하지 않는 한 롯데면세점이 다시 인천공항에 발을 들이려면 꼬박 10년을 기다려야만 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면세점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인천공항의 경우 아시아의 허브로 상징적인 의미까지 더해져 면세점 입장에서 포기하기 어려운 사업장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천공항은 직매입을 통해 원가만 낮출 수 있다면 높은 수익성도 담보할 수 있다"며 "이번 입찰에서 '고정 최소보장액' 대신 '여객당 임대료'로 임대방식이 바뀐 것도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객당 임대료 방식은 공항 여객 수에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여객 상황이 급변할 때 임대료를 즉각 조정할 수 있어 사업자의 운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 듯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자 탈락으로 환입될 임대보증금과 매년 내야 할 임차료 등의 재원을 바탕으로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을 확장하고 해외사업도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은 매년 인천공항 임차료로 약 1000억원 안팎을 써왔다. 또한 올해 6월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하면서 임대보증금으로 2400억원 가량을 환급받게 된다. 인천공항 철수로만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여유재원이 확보된 셈이다.


이 회사는 마련된 재원을 바탕으로 최근 각광받는 온라인면세점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해외 거점 확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올해 6월 호주 멜버른공항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고 향후 베트남 하노이에도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시내면세점도 다양한 할인정책들을 확대해 고객유인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인천공항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채 10%가 되지 않았다"며 "이번 입찰 탈락이 향후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인천공항에서의 적자부담이 줄어든 만큼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 등의 마케팅 강화와 해외거점 확대 등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내부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분위기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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