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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신중론' 꺼내든 쇠더룬드…넥슨HQ 역할 촉각
이태민 기자
2026.04.06 09:14:10
⑥ 수익성 하락 숨은 배경 '손상차손 86억엔'…넥슨HQ, 그룹 사업 우선순위 조정 전면에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3일 16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트릭 쇠더룬드 신임 넥슨재팬 회장이 지난 3월 31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진행된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넥슨의 경영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넥슨)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넥슨이 인수합병(M&A) 기조를 수익성 검증·프랜차이즈 확장 가능성을 전제로 한 '선별적 인수'로 전환한다. 과거 대형 M&A 및 지분 투자를 공격적으로 단행한 것에 대한 후유증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재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점쳐지는 넥슨에이치큐(HQ)의 운영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자본시장 브리핑(Capital Markets Briefing)에서 M&A 방향에 대해 신중론을 꺼내 들었다. 딜 구조와 시나리오를 비롯해 ▲충성도 높은 플레이어 커뮤니티 구축 ▲인재 유지 ▲영업이익률 충족 여부를 중심으로 M&A 타진 가능성을 면밀히 따진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지속가능한 성과를 낼 거래 위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과거 넥슨이 펼쳐 왔던 M&A 행보와는 차이가 있다. 넥슨은 창사 이후 대형 M&A와 퍼블리싱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워 왔다. 2004년 위젯을 시작으로 엔텔리젼트, 두빅, 네오플, 실버포션, 시메트릭스 스페이스, 엔도어즈 등 국내외 유망 개발사를 잇따라 인수했다. 넥슨의 대형 M&A 행보는 2019년 엠바크스튜디오를 약 5000억원에 사들인 것에서 멈춰 있다.


이처럼 넥슨의 M&A 기조가 바뀐 이유는 수익성 개선을 위함이다. 이 회사의 2024~2025년 매출은 원화 기준 2024년 4조91억원에서 2025년 4조507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익은 1조2116억원에서 2025년 8733억원으로 28%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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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가 대폭 증가한 가운데 과거 지분을 사들였던 회사들의 투자가치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은 2020년대 초반까지 개발력 향상 및 미래 먹거리 확보를 목표로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수익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재팬의 지난해 연결기준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아그보(Brothers International, LLC·약 59억엔)와 슈퍼캣(25억엔)에 대한 지분법 적용 투자 손상차손이 86억엔(817억원)가량 반영됐다. 이는 영업외 단계에서 세전이익을 직접 끌어내리는 항목으로, 넥슨의 당기순익 감소에 일부 기여했다. 넥슨재팬의 세전이익은 2024년 1959억엔(1조8507억원)에서 2025년 1404억엔(1조3264억원)으로 약 26.4%(555억엔) 감소했는데, 86억엔은 감소분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 중 아그보의 경우 지난 2022년 자체·신규 IP를 영화·TV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로 넥슨이 지분 투자를 단행했던 곳이다. 그러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과거 투자의 부진이 M&A 기조 전환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쇠더룬드 회장의 "실질적 검증 없이 진행한 프로젝트가 많다"고 진단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CMB에서 언급된 내용을 종합하면, 대형 딜보다는 '프랜차이즈 확장' 기조에 부합하는 중소 규모 개발사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통상 대형 M&A는 인수대가가 수년 동안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 영업이익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수익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비용 구조를 재설정하는 단계인 만큼 대형 딜을 추진할 시기는 아니다.


넥슨은 프랜차이즈 지식재산(IP) 수를 기존 3개(메이플스토리·던전 앤 파이터·FC 온라인)에서 5개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게임 개발 기간만 수년이 걸리는 데다 출시 이후에도 충성 이용자층 확보, 자생적 커뮤니티 구축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쇠더룬드 회장이 제시한 M&A 조건을 뜯어보면 이미 출시된 게임이 있고, 이용자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으며, 소수 핵심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고, 수익성이 검증된 곳으로 요약된다. 특히 우에무라 시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제시한 최소 마진 기준과 투자수익률(ROI) 기반 검토 원칙까지 겹쳐보면, 당장 수익을 내고 있거나 단기간 내 손익분기를 넘길 수 있는 곳으로 좁혀진다. 해당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중소 규모의 라이브 서비스 스튜디오다.


M&A 과정이 더욱 신중한 과정을 예고하면서 이를 실제로 집행할 내부 심사 체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인수 후보를 찾는 기능을 넘어, 프랜차이즈 확장 적합성·마진 훼손 여부·인수 이후 통합 효율까지 사전에 걸러내는 과정과 이를 진행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설립한 넥슨의 신규 법인 넥슨에이치큐(HQ)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넥슨에이치큐는 경영컨설팅업을 사업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지주사로 등록돼 넥슨 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설한 홈페이지 소개란을 살펴보면 회사의 역할을 ▲글로벌 트렌드 분석 ▲투자·M&A ▲파트너십 ▲그룹 사업 전략 및 가능성 제시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사업 수행 등으로 명시했다. 단순 투자 창구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전략 조정 조직임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넥슨에이치큐의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는 이정헌 대표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의 포지션 등을 고려하면, HQ는 쇠더룬드 회장이 제시한 투자 원칙을 그룹 차원의 공통 기준으로 구체화하고 각 계열사의 비용·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프랜차이즈 확장성·수익성·통합 이후 운영 효율까지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기능이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전반적인 그림을 쇠더룬드 회장이 그리면 이를 이행할 실질적인 업무 조직과 자원을 이 대표가 가지고 있는 만큼 상호 보완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쇠더룬드 회장이 주로 M&A를, 이정헌 대표가 텐센트·블리자드·EA와 같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관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넥슨에이치큐를 통해 투자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한편 인수 대상 기업의 질적 측면을 더 많이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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